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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늘리면 지방에 소아과 열겠나… 정부 가정 잘못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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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늘리면 지방에 소아과 열겠나… 정부 가정 잘못돼"

입력
2024.02.28 13:12
수정
2024.02.2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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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병원 소속 교수 유튜브 익명 영상
"정부가 지방에 병원 만들어 운영해야"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단체행동이 9일째 이어진 2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단체행동이 9일째 이어진 2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국내 5대 상급종합병원의 한 교수가 의사 증원으로는 지방의 필수의료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출생으로 환자가 없는 지방에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를 확보하려면 정부가 직접 병원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7일 현직 안과의사인 이동익 전 서울백병원 교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빅5 현직 의대 교수가 의료대란에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보내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A씨는 이 교수에게 "국민들은 의사에 대한 원망만 있고 어려운 시국"이라며 "전공의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은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설명하는 정보가 부족해 보인다"며 "제 명의로 올리면 병원에도 문제가 생길 것 같고, 집에서도 반대가 심하다"며 보내온 영상을 게재해달라고 부탁했다.

A씨는 직접 제작한 영상을 통해 "국민들이 밥그릇 싸움으로만 생각하고 너무 안 좋게 생각하시기에 이야기하기로 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정부는 지방에 소아과와 산부인과가 없는 게 문제라고 한다"며 "이건 의사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를 늘리면 누군가는 환자가 없는 지방에 가서 소아과, 산부인과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 가정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건물, 의료기기, 수술장비, 직원 등이 필요하다. 게다가 병원을 최소한 유지하는 선에서 운영하려면 하루 40명 이상의 환자를 봐야 하지만 지방 소도시에는 환자가 없어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응급실은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니까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빅5 병원 소속 교수 A씨는 27일 유튜브를 통해 지방 의료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럽처럼 국가가 지방에 병원을 세우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캡처

빅5 병원 소속 교수 A씨는 27일 유튜브를 통해 지방 의료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럽처럼 국가가 지방에 병원을 세우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캡처

영국 등 유럽은 지역 병원을 대부분 국가에서 지어 관리한다는 점을 들어 지방 의료를 살리려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국가가 운영하면) 하루에 20명만 환자를 봐도 인건비를 제공 가능한 수준으로 충분히 유지가 된다"며 "근데 한국은 의사가 이걸 만들어야 하고, 병원이 망하면 의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 입장에서 보면 정부 정책이 이해가 안 된다"며 "소아과, 산부인과를 지방에서 키우려면 (정부가) 병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이쪽 분야에 대한 이해가 없는 유명 경제학자, 의료관리학자가 만든 정책에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국민 여론에 대해서도 "'어쨌든 의사가 돈을 많이 벌어서, 지방과 관계없이 좀 돈을 덜 벌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의사를 많이 뽑으면 좋겠다'는 게 여러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진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29일까지 복귀하라고 요청했다. 보건복지부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 5명을 고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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