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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무료접종 중단

[단독] "신성약품, 독감백신 종이 상자로 배달"

정부가 무료 접종하려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운반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전면 보류된 가운데, 이 백신이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박스를 통해 운반된 정황이 드러났다. 모든 백신은 병원으로 운반되기까지 2~8도의 냉장 상태로 보관이 돼야 하는데 상온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이 백신의 공급을 맡은 신성약품이 이미 병원 등에 유통한 물량이 5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에 달해 이를 전량 폐기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2일 의사 전용 회원제 온라인 사이트 메디게이트에는 신성약품이 병원에 공급한 13~18세 용 독감 백신이 모두 종이박스에 담겨 전달됐다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의사는 “(신성약품 측이 백신을)종이박스에 그냥 들고 나와 병원에 옮긴 것”이라며 “스티로폼 아이스박스에 넣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댓글에는 또 다른 의사가 “아이스박스나 아이스팩도 아니고 나도 그냥 종이상자에 그대로 전달받았다”고 적었다. ‘무료독감 (종이)박스로 왔다네 직원 왈’이라는 제목의 글에도 “저도 물어보니 그렇다네요. 헐~”, “여기 부산도 얼음 없이 백신만 달랑 왔다 함” 등의 댓글이 달렸다. 메디게이트는 의사면허번호가 있어야만 가입이 되는 의사들의 회원제 사이트로 국내 의사 대부분이 가입해 의견이나 정보를 주고 받는 곳으로 알려졌다. 의사가 아니면 글을 올리는 것은 물론 댓글을 달 수도 없다. 의료계에선 신성약품에서 공급한 독감 백신 상당 부분이 종이박스에 담겨 운송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성약품은 총 1,259만 도즈를 공급키로 했는데 이중 500만 도즈 가량이 병원 등에 공급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중 상온에 노출된 백신은 이중 일부라는 게 현재까지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현재까지는 냉장차로 지역별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물량 일부가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노출 시간과 문제 여부 등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냉장시설이 갖춰진 차량으로 이동하더라도 모두 종이상자로 운반됐다면 공급 백신 전량이 상온에 노출돼 변질됐을 수 있다. 한 가정의학과 의사는 본보 통화에서 “모든 백신은 온도에 민감한 단백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냉장 보관이 기본”이라며 “공급 단계에서부터 아이스박스에 담아 병원에 전달하고 병원도 곧바로 냉장시설에 보관한다”고 말했다. 이 의사는 이어 “신성약품 측에서 종이박스로 운반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백신은 모두 폐기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백신 공급사인 신성약품 측은 백신이 잠시 냉장되지 않은 채로 상온에 노출됐던 것은 맞지만, 장시간 노출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이 회사 한 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냉장차에서 저온창고로 이동하는 몇초 정도는 상온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배송차량 기사가 휴게소에 들러 시동을 꺼놓고 잠시 자리를 비운 것 등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독감백신 사업에서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잡은 것이 관리 소홀 문제로 이어지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백신 단가를 8,000원으로 책정했는데 이 가격은 시중 병원 납품가(1만 4,000~1만5,00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주요 업체들은 아예 응찰을 하지 않았다. 입찰이 대여섯 차례나 유찰을 거친 후에야 이번에 신성약품으로 공급사가 정해진 것이다. 의약품 유통업체인 신성약품은 1,100억원 규모의 4가 독감백신 국가 조달 입찰에 성공하면서, 이번에 처음 백신 시장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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