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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 불안한 노후'...한국의 중장년층 진퇴양난

‘낀 세대’, ‘샌드위치 세대’. 요즘 중장년층을 이르는 말이다. 가장으로 자녀교육과 양육을 책임져야 하고, 동시에 부모도 부양해야 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늦은 초혼, 자녀의 독립 지체로 중장년층이 자녀와 노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짐은 버겁기만 한데 정작 본인들은 노후 준비를 할 겨를이 없다. 중장년층이 처한 현실이다. 지금의 중장년층 중 많은 이들이 앞으로 노인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부양과 돌봄 정책에서 중장년층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한국리서치는 ‘돌봄과 미래 설립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김용익)’와 함께 45세~64세의 중장년층 1,00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부양 부담 실태와 인식을 살펴보고, 중장년층의 노후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짚어 보았다. 한국의 중장년층 10명 중 8명(79%)은 노부모를 부양하고 있으며, 성인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는 응답도 62%나 나왔다. 기혼 자녀의 손자녀를 돌보고 있다는 응답은 5%였다. 여기에 이중부양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56%를 차지했다. 노부모 또는 자녀를 부양하는 단일부양은 30%, 삼중부양은 10%였다. (*이중부양은 노부모와 25세 이상 성인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개념이지만, 여기서는 노부모, 학령기 이하 자녀, 성인 자녀, 손자녀 중 2가지 대상 피부양자를 동시에 부양하는 경우를 이중부양(더블 케어)으로 보았다. 노부모와 성인 자녀, 손자녀 등 3가지 피부양 대상을 부양하고 있는 경우는 삼중부양(트리플 케어)으로 정의하였다.) 이중부양자 중에서도 노부모와 학령기 이하 자녀를 동시 부양하고 있다는 응답은 16%, 노부모와 성인 자녀를 동시 부양하고 있다는 응답은 37%로 중장년층의 절반 이상(53%)이 노부모와 자녀(성인+학령기)를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부모와 성인 자녀에 손자녀까지 돌보는 응답자는 3%였다. 소득수준별로 보면, 단일부양의 경우 소득이 낮을수록 증가하는 반면에 이중부양과 삼중부양은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장년층이 부담하는 월평균 경제적 부양비는 어느 수준일까? 월평균 총액은 111.2만 원으로 노부모에게는 월평균 47.8만 원, 학령기 이하 자녀에게는 138.9만 원, 성인 자녀에게는 66.8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부양비 항목 중 노부모에 있어서는 병원(의료비, 44%)이, 학령기 자녀에 있어서는 사교육비(66%)가, 성인 자녀에게는 용돈 및 생활비(51%)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했다. 경제적 부양비 총액은 동시 부양하는 피부양자가 많을수록,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증가하였다. 단일부양의 경우 경제적 부양비로 월평균 65.7만 원을 지출하지만, 이중부양은 113.5만 원으로 단일부양의 2배 수준이었다. 삼중부양은 177.9만 원에 달했다. 월평균 소득이 높으면 높을수록 부양비 총액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월평균 2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에서는 월평균 부양비가 80.6만 원으로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였으나, 7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에서는 153.9만 원으로 수입의 약 22%를 차지하였다. 이는 저소득층에 비해 고소득층이 부양비 지출을 많이 하지만, 수입 대비 부양비 지출 부담 정도를 보았을 때 저소득층일수록 부양비 부담이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장년층은 하루 평균 2시간 36분을 돌봄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양자 유형별로는 단연 영유아 및 학령기 이하 자녀 돌봄 시간이 4시간 50분으로 가장 길었고, 손자녀(4시간 36분), 노부모(2시간 43분), 성인 자녀(2시간 3분)순이었다. 단일부양은 1시간 33분, 이중부양은 2시간 46분으로 단일부양 대비 1.8배, 삼중부양은 4시간 21분으로 단일부양의 2.8배였다. 성별로는 남자(2시간 50분), 여자(3시간 40분)순이었다. 부양으로 인한 어려움으로는 공통적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시간적 여유 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노부모 부양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으로는 ‘경제적 어려움(57%)’, ‘개인시간 및 여가시간 감소(56%)’, ‘정신적 스트레스나 우울증(30%)’순이었고 학령기 자녀 부양의 어려움으로는 ‘개인시간 및 여가시간 감소(62%)’가 가장 높았으며, ‘경제적 어려움(55%)’, ‘자녀와의 갈등(44%)’이 뒤를 이었다. 성인 자녀 부양에서는 ‘경제적 어려움(52%)’, ‘성인 자녀와의 갈등(48%)’, ‘개인시간 및 여가시간 감소(42%)’순이었다. 손자녀 돌봄의 경우 ’개인시간 및 여가시간 감소(82%)‘, ’신체적 건강 악화(55%)‘, ’나의 노후 준비 어려움(35%)‘순이었다. 현재 중장년층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신체적 노화나 건강문제(27%)‘, ’불안한 노후(21%)‘를 꼽았으며. ‘자녀가 독립할 때까지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것(17%)’과 ‘부모님을 부양하는 것(10%)’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또한, 중장년층 10명 중 8명(80%)은 노후생활이 염려된다고 응답했다. 주된 이유는 ’아프고 병들고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44%)‘과 ’노후 빈곤에 대한 두려움(35%)‘이었다. 중장년층에게는 현재의 부양 부담보다는 곧 닥칠 수 있는 건강문제와 노후 빈곤이 더 큰 걱정거리인 것이다. 노부모 부양에 대해서는 가족과 국가가 동일하게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36%로 가장 많았고, 국가가 가족보다 좀 더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도 21%로 중장년층은 노인돌봄에 있어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노후 부양 주체에 대해서는 ’국가와 가족(49%)‘, ’나 자신(47%)‘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아들과 딸 등 자녀‘라는 응답은 5%에 불과하였다. 스스로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하였으나, 정작 중장년층의 절반 이상(52%)은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 자녀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89%였다. 중장년층의 절반 이상이 본인이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준비가 되지 않았고, 자녀에게도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중장년층의 부양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노후를 맞이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하나의 정책만으로는 풀 수 없다. 지역사회돌봄, 주거, 중장년층 일자리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이 어우러져야 한다. 이 중에서 지역사회돌봄의 노인 돌봄 정책은 중장년층의 현재 부양 부담과 미래의 불안한 노후 걱정을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정책이다. 노인 돌봄 정책의 수혜자를 노인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확장하여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7%를 차지하고 있는 노년층 인구는 2050년에는 40%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이에 따른 부양과 돌봄 부담은 상당할 것이다. 노인 부양과 돌봄은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닌 범정부 차원에서 풀어야 할 국가적 과제가 된 지 오래다. 이것은 오랜 문제인 저출산과 고령화의 핵심 대책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미래에 거세질 부양과 돌봄 부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김정애 경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돌봄과 미래 설립준비위원) 성현정 한국리서치 여론2본부 수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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