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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비수기에 개봉했는데 대박, '파묘' 흥행, 왜?

한국 영화 ‘파묘’가 관객 600만 명을 넘겼다. 공포영화로서는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이다. 설 연휴 이후 비수기에 개봉한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 질주다. 코로나19 이후 극장가에 ‘뉴노멀(새로운 일상)’이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파묘’는 3일까지 관객 602만 명을 모았다. 지난달 21일 개봉해 11일 만에 거둔 성취다. 1일 평균 55만 명이다. 같은 기간 하루 30만 명꼴이 찾던 ‘서울의 봄’(2023·1,312만 명)보다 많다. ‘파묘’는 이르면 이번 주말 관객 800만 고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뒷심이 작용하면 관객 1,000만 명을 넘볼 수도 있다. 극장가에서는 ‘파묘’의 최종 관객을 300만 명가량으로 예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묘’는 한 재미동포 집안의 기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항일 메시지를 전한다. 풍수와 무속, 장의라는 익숙한 소재가 서로 결합하고, 일본 샤머니즘이 겹치며 흥미를 자아낸다. 공포를 주요 정서로 삼고 있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이야기 전개 방식, 배우들의 연기 조화, 화면 곳곳에 스며 있는 꼼꼼한 연출력 등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영화가 줄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풍성해 스크린 밖에서 화제를 모을 수 있었다”며 “이화림(김고은)의 굿 장면, 김상덕(최민식)이 흙을 맛보는 모습 등 영화를 보기 전 관객의 호기심을 부르는 요소가 많기도 하다”고 봤다. 오컬트 영화(심령이나 주술 등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영화)를 표방한 ‘파묘’의 관객몰이는 공포영화로서는 이례적이다. 관객 602만 명은 ‘부산행’(2016·1,157만 명)과 ‘곡성’(2016·687만 명)에 이어 국내 공포영화 역대 흥행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부산행’과 ‘곡성’의 제작사는 액션과 미스터리를 각각 표방했다). ‘파묘’의 상업적 성공은 한국 영화계에서 비주류 장르로 취급돼 온 공포영화가 극장가에서 주류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수기에 흥행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파묘’는 극장가 대목 중 하나인 설 명절 연휴(지난달 9~12일)가 끝난 이후 개봉했다. 설 연휴 이후 초봄은 극장가에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혀왔다. 연휴 때 영화 소비가 많았던 데다 10~20대 관객이 새 학기 맞을 준비를 하면서 전체 관객 규모가 줄어들어서다. ‘파묘’의 투자배급사 쇼박스의 이현정 영화사업본부장은 “‘파묘’는 목표 관객층이 명확한 영화”라며 “경쟁작들이 몰리는 명절 연휴보다 ‘파묘’에 맞는 시기에 개봉해 입소문을 내면 흥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제 잔재 제거 메시지가 담긴 ‘파묘’는 당초 3·1절 연휴를 겨냥해 지난달 28일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6일 앞당겨 공개했다. 보다 적극적으로 입소문을 내는 동시에 할리우드 대작 ‘듄: 파트2’(지난달 28일 개봉)와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파묘’의 흥행 성공은 코로나19 이전보다 관객이 50%가량 급감한 극장가에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전통적인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례라서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한국 영화 기대작 3편(‘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과 ‘1947 보스톤’ ‘거미집’)이 나란히 선보였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반면 연휴 직후 개봉(10월 3일)한 ‘30일’이 216만 명을 모으며 극장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본부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성수기 때 2등 전략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전체 관객이 줄어든) 지금은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무의미해져 영화 특성에 따라 개봉 시기를 잡고 1등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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