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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불안한 김포주민들… "쓰레기매립장 오나" "농어촌전형 못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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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불안한 김포주민들… "쓰레기매립장 오나" "농어촌전형 못 받나"

입력
2023.11.03 04:30
수정
2023.11.03 07: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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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는 도시 김포시 직접 가보니]
"서울 편입되면, 1가구 2주택 어쩌죠?"
삶과 직결되는 정책 펴며 정보 '깜깜이'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 등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메가 서울 논란이 정치권을 덮친 1일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한 건널목에 서울특별시 편입이 좋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편입이요? 딱 보면 정치적 술수잖아요. (찬반을 떠나) 김포시민들을 뭘로 보는 건지 참.”

2일 ‘경기북도(경기북부특별자치도)? 나빠요, 서울특별시! 좋아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린 경기도 김포시 장기역 인근. 이곳에서 만난 40대 시민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게(서울 편입) 될 거라고 생각하느냐. 편입된다고 (김포의 가장 큰 문제인) 교통망 문제가 해결될 것 같으냐”고 어이없어했다. 또 다른 시민도 “김포시민이 서울에 살지 못해 안달 난 것도 아니고, 서울시 끝자락에 붙으면 김포시민이 모두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는 발상이 너무 기분 나쁘다”며 “이 문제로 김포시민을 찬반 둘로 나뉘게 만드는 것도 정말 싫다”고 서울 편입론이 불거진 것 자체를 매우 불쾌해했다. 실제 김포시민 13만여명이 가입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김포 편입 뉴스 보고 부끄러웠다” “기가 찬다” “저 말에 찍어주면 호구된다” 등의 글이 적잖게 쏟아지고 있다.

조용하던 도시 어쩌다…

서울시 편입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 김포는 비교적 평온한 도시였다. 경기도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에 대응해 약 한 달 여 전부터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시장을 중심으로 서울 편입론에 불을 지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편입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와 교차로, 주요 공원과 아파트 단지 출입구 등에 곳곳에 나부꼈지만 시민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김병수 시장의 서울시 편입론을 여당 지도부가 전격 수용해 특별법까지 만들어 당론으로 추진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극심한 혼잡으로 악명 높은 경전철 김포골드라인에 이어 김포시는 또 다시 가장 주목받는 도시가 됐고, 시민들도 술렁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시 김포구’를 처음 공론화할 때 여당 의원들 사이엔 “김포시민들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한국일보가 이날 만난 시민 가운데도 “무조건 서울로 편입해야 한다” “편입되면 교통 문제 해결을 신경 써줄 것” “집값도 오르고 좋아지지 않겠냐”며 반기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못지 않게 부정적인 반응도 적잖았다.

장단점 분석도 없이 무작정…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김포시의 한 거리에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시스

먼저 김포시 양촌면과 대곶면에 걸쳐 있는 수도권매립지(제4매립지)가 서울의 쓰레기 문제 해결에 활용될 가능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김병수 시장이 “그럴 일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민심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추후 편입 협상 과정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다. 주부 김모(45)씨는 “(5호선 연장 조건으로) 이미 건설폐기물처리장을 들여오기로 했는데, 서울시로 편입되면 쓰레기매립장 같은 혐오시설이 더 확대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학 진학 시 농어촌전형 혜택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김포시는 도농복합지역으로 3읍(통진읍, 고촌읍, 양촌읍)과 3면(대곶면, 월곶면, 하성면) 주민의 경우 농어촌전형 대상에 속한다. 특히 서울 강서구와 맞닿은 고촌읍은 이를 염두에 두고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사 오는 주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 2명을 키우는 이모(42)씨는 “갑자기 농어촌전형 혜택을 못 받게 되면 어쩌나”라며 초초한 표정을 지었다.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들 사이에서도 이런 얘기가 오간다고 한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70대 최모씨는 세금 폭탄을 걱정했다. 그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 주민 중에는 서울에도 집을 보유한 은퇴자들이 꽤 많다”며 “김포는 (지난해 11월) 부동산 규제(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는데, 서울시로 편입되면 1가구 2주택이 된다. 그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했다.

“시민 둘로 쪼개는 ‘서울 편입론’ 자체가 불쾌”

이 같은 동요의 근본 원인은 ‘정보 부족’이다. 행정구역 변경은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정책인데도 ‘서울시 김포구’가 되거나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들어갈 경우의 손익이나 장단점에 대한 연구 분석 자료는 없고, 막연한 부동산 상승 기대나 폐기물 반입 우려 등 단편적인 의견만 교환하다 보니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에서 살다 김포시 운양동으로 이사온 지 5년 됐다는 권모(64)씨와 임모(36)씨 모녀는 “김포시에서 제공한 공식 정보도 없고, 편입 얘기가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빠르게 일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고 황당해했다.

한편, 이날 김포시는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대면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지역별 간담회도 수시로 진행해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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