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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가격까지 오른다니 봄맞이가 두렵습니다"...농어민·택시기사들도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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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가격까지 오른다니 봄맞이가 두렵습니다"...농어민·택시기사들도 '벌벌'

입력
2023.02.02 18:00
수정
2023.02.02 18: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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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가격 상승으로 '㎏당 230원 이상' 인상 요인
"부담 커질라" SK가스·E1 3월 가격 벌써 고심


지난해 12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정유차가 LPG를 실어나르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정유차가 LPG를 실어나르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 2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만난 7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봄맞이가 두렵다고 했다. 고금리, 고물가로 생활이 팍팍해졌는데 라디오를 통해 다음 달부터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도 확실하다는 소식까지 접하면서다. 일부는 전기차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택시가 LPG에 의존하고 있는 터라 다음 달 연료비 지출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걱정이다.

난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 연료'로 여겨지는 LPG 국제 가격도 다음 달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최근 수입사들에 2월 국제 LPG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프로판과 부탄 모두 톤(t)당 790달러로 결정됐는데, 프로판은 전월보다 200달러, 부탄은 185달러 오른 가격이다. 월 기준으로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폭의 인상률(약 33%)이다.

SK가스와 E1 등 LPG 수입사들은 가뜩이나 전기와 도시가스 등 생활 에너지 가격이 뛴 상황에 통보된 높은 가격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이들 회사는 아람코가 통보한 국제 LPG 계약가격(CP)을 기준으로 매월 말 국내 공급 가격을 정하는데, 2월 국제 LPG 가격은 한 달 시차를 두고 3월 국내 LPG 가격에 반영된다. LPG 값은 최근 10개월 동안은 하락세였지만 아시아 지역 한파와 중국 석유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국제 LPG 가격에 원·달러 환율을 반영했을 때 3월 국내 LPG 가격은 ㎏당 230∼240원가량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국내 LPG 공급 가격은 가정·상업용 프로판 기준 SK가스가 ㎏당 1,274.81원, E1이 ㎏당 1,275.25원인데, 두 회사 모두 다음 달 초 20% 가까이 뛴 ㎏당 1,500원 수준의 가격표를 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택시에 쓰이는 부탄의 경우도 두 회사 모두 1,540원대인데, 1,800원까지 뛸 수 있다.

최근 각종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뛴 상황에서 LPG 가격까지 뛸 경우 서민 삶은 더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판은 액화천연가스(LNG) 배관이 설치되지 않은 농어촌 가정에서 취사 및 난방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부탄은 택시와 1t 트럭 등 상업용 차량에 쓰여 왔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시 농업인 A씨는 "20㎏ 단위로 판매되는 취사용 프로판 가스는 농가에서는 도시가스와 같은 기능을 한다"며 "체감상 최근 2년 새 값이 두 배 정도 올랐는데 가뜩이나 소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더 막막해질 것"이라고 했다. 택시기사 김씨도 "(차량의 난방을 줄여) 추위를 조금 더 견디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하소연한다.

정부는 LPG 공급 가격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LPG 유통사들은 정부와 여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SK가스 관계자는 "2월 가격을 정할 때는 국민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인하를 결정한 것"이라며 "3월에도 국제 가격 추이와 소비자 부담, 환율을 종합적으로 충분히 고려해 국내 공급 가격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1 관계자도 "2월 말까지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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