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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순항미사일 도발을 北 보도로 알아야 하나

입력
2022.10.14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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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개월 만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개 보도한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2발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9개월 만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개 보도한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2발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13일 관영 매체를 통해 전날 새벽 장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3시간 가까이 서해상에 설정된 궤도로 2,000㎞를 날아 표적에 명중했다고 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장 지휘 아래 전술핵운용부대가 발사했다고 보도, 근간의 탄도미사일 연쇄 도발에 이은 전술핵무기 훈련임을 분명히 했다. 순항미사일은 저고도 비행으로 탐지가 어렵고 정밀 폭격이 가능해 핵탄두 탑재 땐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된다.

그런데 군은 해당 보도가 있기 전까지 북한의 도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날 합참은 이들 미사일이 전날 오전 2시쯤 평남 개천 일대에서 발사됐다는 정보만 추가 공개했을 뿐이다. 대신 정부는 군이 상황을 실시간 파악했고 직후 국가안보실에서 안보점검회의를 했다고 해명했다.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니라서 정찰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게 관례이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보다 급이 낮은 안보점검회의로 대응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상정하고 도발 수위를 높이는 위기 상황에서 이 같은 군의 늑장 정보 공개, 안보당국의 느슨한 대처는 문제가 있다. 순항미사일의 위협성은 탄도미사일에 못지않은 만큼 제재 위반 여부라는 기계적 기준만으로 대응할 일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북한 방사포 발사에도 엄중 대응을 강조하지 않았나. 군은 최근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쏠 때마다 실시간 탐지 실패(지난해 9월), 발사 지점 분석 실패(올해 8월)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번 일로 괜한 오해를 키울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군이 북한 미사일 도발에 맞서 지난 5일 새벽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힌 에이태큼스 미사일 중 한 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현무 미사일 낙탄 사고와 같은 곳에서 불과 2시간 뒤 벌어진 일이다. 군의 폐쇄적 자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금처럼 엄중한 시국에선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신뢰를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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