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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곤란한 상황 무시 못하는 한국인 정서와 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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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곤란한 상황 무시 못하는 한국인 정서와 통했죠"

입력
2022.10.08 1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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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언 네이버 아폴로 CIC 대표 인터뷰
한글 검색 결과 부족…"우리가 만들자"는 취지
단순 정보 아닌 지식·경험 공유 콘셉트로 흥행
아직도 1020세대가 전체 이용자의 70% 차지

김승언 네이버 아폴로 CIC 대표. 네이버 제공

김승언 네이버 아폴로 CIC 대표. 네이버 제공


"우리나라 사람들은 곤란한 거 그냥 못 지나치잖아요. '내가 언젠가 도움을 받으려면 나도 선행을 베풀어야 돌아올 거다'란 메커니즘이 작동하면서 지식인 서비스가 성공했죠."

김승언 네이버 아폴로 CIC 대표


20년 동안 지식 공유 서비스 '지식iN(지식인)'에 올라온 질문만 3억 개, 답변은 5억 건이 넘는다. 이를 20년으로 나누면 2.1초마다 질문이 새로 올라오고, 1.2초마다 새 답변이 달린 셈이다. 아직까지도 활발하게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지식인은 국내 가장 오래된 인터넷 서비스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27일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에서 만난 김승언 아폴로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는 지식인을 "2000년대 최고 히트상품이자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소개했다. 아폴로 CIC는 지식인을 비롯해 블로그 등 이용자 생산 콘텐츠(UGC)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초반엔 '누가 답을 달까, 믿을 수 있을까' 걱정도

네이버 지식인 출시 초창기 TV 광고 이미지. 네이버

네이버 지식인 출시 초창기 TV 광고 이미지. 네이버


지금의 네이버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 1위 검색 포털 서비스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네이버는 야후, 다음, 엠파스, 라이코스 등과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지식인은 여러 검색 사이트 사이에서 네이버가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고민 끝에 나온 서비스다.

김 대표는 "구글이 태동할 때만 해도 이미 영미권 인터넷 환경에는 영어로 된 문서가 많았지만 당시 한국에선 한글로 된 양질의 문서가 없었다"며 "아무리 검색 엔진의 성능을 좋게 해도 문서가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네이버는 검색했을 때 보여줄 문서를 직접 만들자고 생각했다.

출시 초반엔 걱정도 많았다. 누군가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지만, 과연 답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점 때문이었다. 이에 네이버 임직원들이 출시 초반 일일이 지식인 질문에 답변을 달기도 했다고 한다. 또 익명의 누군가가 단 답변을 믿을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김 대표는 "당시 국내서도 인터넷 열풍이 불면서 검색 수요는 늘었지만 찾아봐서 볼 만한 게 없다는 목마름이 있었다"며 "한글 문서를 같이 만들겠다는 이용자들의 의지가 합해지면서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지식인 출범 다음 해인 2003년 검색 순위 1위 자리에 올랐다.



"지식인에선 누군가의 경험과 지혜, 정까지 나눠"

2007년 고2 남학생 네티즌이 남긴 '고2인데, 삶이 지루해요'라는 질문, 고3 여학생이 남긴 답변. 네이버 지식인

2007년 고2 남학생 네티즌이 남긴 '고2인데, 삶이 지루해요'라는 질문, 고3 여학생이 남긴 답변. 네이버 지식인


단순한 정보가 아닌 지식까지 검색해준다는 콘셉트가 흥행의 비결이었다. 김 대표는 "최근 어머니가 크게 아프셔서 질병 정보를 검색했는데 같은 질병을 앓았던 분의 치료 일기를 블로그에서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의사 선생님이 해줄 수 있는 정보 외에 누군가의 경험이나 지혜를 알게 될 뿐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정(情) 까지 느끼면서 블로그나 지식인 같은 UGC의 힘을 또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물론 지식인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 의사,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등 특정 분야의 지식 전문가와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일대일 소통하는 지식 상담 플랫폼 '엑스퍼트'가 대표적이다. 이곳의 전문가 답변만 700만 개를 넘어섰다.



"텍스트 검색 살아남을 것…단골 이용자는 10대"

지식인 홈페이지. 네이버 지식인 캡처

지식인 홈페이지. 네이버 지식인 캡처


일부에선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가 활자 대신 유튜브나 틱톡 등 동영상으로 검색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지식인 서비스가 영향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대표는 "골프 스윙처럼 영상만이 소화할 카테고리가 분명히 있다"면서 "하지만 동영상 콘텐츠는 만들 때도 오래 걸리고 정보 찾는 것도 긴 시간이 필요한 반면 텍스트는 접근성이 좋고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여전히 지식인의 주 이용자는 10대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네이버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70%가 1020세대이며, 올해 신규 이용자의 56%도 1020세대였다. 김 대표는 "성인이 되면 주변에 질문할 사람도 많지만 10대들은 호기심이 왕성한데도 물어볼 곳이 많지 않아 지식인에 고민 상담을 많이 한다"며 "이런 궁금증이나 고민, 걱정을 서로 나누고 해소하는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지식 토크의 원조...20주년 맞은 네이버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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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만 수천개…이들이 금전 보상 없어도 지식인에 답변을 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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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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