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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한마디에... 온라인 뒤덮은 "소고기 먹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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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한마디에... 온라인 뒤덮은 "소고기 먹어 죄송합니다"

입력
2022.05.01 16:25
수정
2022.05.0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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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인수위원장, 문재인 정부 지원금 비판하며
"여유 있는 분들 소고기 사먹어" 발언하자
"600만 원 균등 지원 약속 후퇴 신호" 지적
인수위 "자영업자 33조 원 규모 지원 약속 지킬 것"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서민 주제에 소고기를 먹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먹지 않겠습니다."

지난달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철수 위원장의 '소고기' 발언과 함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 곳곳은 '소고기'로 뒤덮였다. 안 위원장이 소상공인 손실보상책을 밝히는 과정에서 "형편 괜찮으신 분은 돈(지원금)을 받으면 소고기를 사서 먹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비과학적인 손실 보상'을 비판하면서 "형편 괜찮으신 분은 돈을 받으면 소고기 사서 드시고 형편이 어려운 분은 가게를 운영할 수도 없고 월세도 낼 수 없을 정도로 아무 도움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발언 취지는 결국 문재인 정부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균등 지급에 대한 비판이지만 여론은 안 위원장의 '소고기 발언'에 숨어 있는 태도에 주목했다. 해당 발언에는 '균등 지급으로 지원금이 낭비됐다'는 주장이 깔려 있는데, 모든 소상공인에게 지원금을 똑같이 지급하는 대신 차등 지급으로 바꿔 원래 약속했던 규모보다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 국민 참여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고기' 키워드 검색 결과. 게시물 대부분이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소고기 발언'을 비꼬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 국민 참여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고기' 키워드 검색 결과. 게시물 대부분이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소고기 발언'을 비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을 보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총 50조 원을 긴급 지원하면서, 구체적으로는 개별 자영업자에게 600만 원을 일괄 지급하고 그 외 손실보상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존 정부 지원안 400만 원에 600만 원을 더하면 1,000만 원이 완성된다는 게 윤 당선인의 구상이었다.

윤 당선인은 2월 강릉 유세에서 "국민의힘은 기본적으로 1,000만 원씩 기초지원금이 나가고 거기에 더해 실질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당론을 확고히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막상 안 위원장의 발표 내용을 보면 이 중 어느 것도 확정하지 못했는데, 안 위원장이 여기에 '소고기 발언'까지 더해 나빠지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인수위 홈페이지에 있는 국민이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에는 "감히 소고기를 사먹어서 죄송하다" "소고기를 안 먹겠다. 대신 600만 원 균등 지급 공약을 지켜라" 등 안 위원장의 발언을 비꼬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와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소고기는 당신들 같은 고관대작들이나 먹을 수 있다는 뜻이냐" "형편 안 좋으면 수입 소고기도 못 사 먹느냐" 같은 날 선 표현이 이어졌다.



인수위 "일부 자영업자 1,000만원 넘을 수도" 밝혔지만 '소고기' 해명은 없어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천=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천=인수위사진기자단


안 위원장과 인수위 측은 지난달 29일 해명에 나섰지만 문제가 된 '소고기 발언' 자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 코로나 특위가 만든 손실 보상방안 대원칙이 온전한 손실보상"이라며 "전반적으로 현 정부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두껍고 넓게 지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도 논란이 진화되지 않자 인수위는 30일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소상공인 50조 지원'이라는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윤 당선인은 33조1,000억 원 이상을 취임 즉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긴급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 공지에 언급된 33조1,000억 원은 윤 당선인의 기존 공약 50조 원 가운데 현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원하기로 한 16조9,000억 원을 제외한 액수다. 인수위는 또 "일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는 1,000만 원을 초과하는 지원도 계획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윤 당선인의 "1,000만 원씩 기초지원금이 나간다"는 기존의 발언과 거리가 있다.

'소고기 발언'의 주체인 안철수 위원장은 대선후보 시절 윤 당선인의 '자영업자 50조 원' 공약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원금 공약과 묶어 "정책 대결을 하랬더니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거나 "기득권 양당 후보의 '쩐의 전쟁'"이라고 비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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