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서 운행 중인 타다 차량. 이한호 기자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시한부 신세가 됐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2021년 상반기까지만 지금처럼 타다를 탈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택시업계에서는 그 동안 타다를 비롯한 모빌리티 플랫폼들이 법의 예외조항을 파고들어 비용을 아끼면서 손님 끌기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번 개정안은 이런 택시업계의 억울함을 반영해 공정하지 못한 경쟁 구조를 바로잡아 보자는 뜻이 담겨 있는데요.

하지만 이 방법이 과연 최선인지에 대해서 여전히 물음표를 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개정안 추진과는 달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타다의 영업을 막지 말라는 이용자 글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타다 논란, 헷갈리신다고요? 지금부터 ‘타다 A to Z‘를 파헤쳐 드립니다.

10월까지 타다 가입자 수 추이. 김경진 기자
 ◇타다가 뭔데 이렇게 ‘핫(hot)’해? 

혹시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를 호출해 보셨나요?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고객을 태우겠다고 손을 드는 택시 운전기사분들은 많지 않죠. 도로를 지나는 택시도 없고 승객 입장에서는 택시를 못 잡아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처럼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거나, 비가 오거나, 피크타임이거나 이럴 때는 더더욱 그렇죠.

타다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쏘카의 자회사 브이씨앤씨(VCNC)가 지난해 10월 서울ㆍ수도권 중심으로 제공한 승차 공유 서비스인데요. 타다의 가장 큰 장점은 여기에 있어요. 운전기사의 뜻과 상관없이 주변에 빈 차가 있으면 자동으로 배차가 됩니다. ‘블라인드 콜‘이라고 보면 될 텐데요. 요금은 일반 택시보다 20% 가량 비싸지만, 넓고 쾌적한데다 와이파이 터지고, 휴대전화 충전도 할 수 있습니다.

 ◇장점이 그게 전부야? 

국민청원 게시판에 타다를 계속 타게 해달라고 한 청원인이 올린 장점을 보시죠. “승차를 거부하지 않는다”, “손님을 존중하고, 불필요한 말을 걸지 않는다”, “난폭운전을 하지 않는다”, “경유지를 3회 고를 수 있어 죄스러운 마음을 갖지 않아도 된다”

참 많죠? 타다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고 기존 택시를 타며 쌓여 왔던 사람들의 불만이 타다를 접하며 터져 나온 측면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돈 한푼 안 들이고 택시가 타다를 퇴출시키는 방법’이라는 재치 있는 글도 퍼지고 있어요. ‘승객이 호출하면 목적지 물어보지 않고 무조건 태운다’ ‘승객이 먼저 말 걸기 전에 말 걸지 않는다(특히 정치, 종교)’ ‘중간에 한 명, 두 명 내려 달라 해도 거부, 짜증내지 않는다’ ‘20년 운전 경력을 역설하며 지름길로 가지 말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운행한다’ ‘운전자는 트롯을 좋아하더라도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 등이에요.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타다 아웃! 상생과 혁신을 위한 택시대동제’에 참가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조합원들이 타다 퇴출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그런데 뭐가 불법이라는 거지? 

보통 렌터카를 빌리면 기사가 따로 없죠. 그런데 현행 여객법 시행령 18조 1항에는 ‘11~15인승 승합차는 렌터카를 빌릴 때 기사 알선을 허용한다’는 예외규정이 있습니다. 타다는 이 규정을 근거로 운행해 왔고요. 타다는 ‘콜택시’가 아닌 ‘렌터카’라는 건데요. 검찰은 타다가 자동차 대여사업자임에도 운전자를 알선, 관리하면서 사실상 ‘유사 택시’로 운영해왔다고 판단했습니다. 택시는 7,000만원 상당 면허 확보, 차량 구입, 무사고 등 자격ㆍ경력 등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반면 타다는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않고 그저 11인승 승합차를 빌려 택시와 똑같이 운행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겁니다. ☞관련기사 검찰 ‘타다’ 불법영업 규정…이재웅 대표 등 기소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타다 서비스를 규제하는 여객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요. 이 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타다는 불법 딱지가 붙고, 유예기간 1년 6개월이 끝나는 2021년 하반기부터는 지금처럼 달릴 수 없게 되죠. 말 그대로 시한부 신세가 됩니다.

☞관련기사 국토위 통과한 ‘타다 금지법’ 본회의서도 일사천리?

 ◇그럼 앞으로 타다 못 타는 거야? 

이번 개정안을 보면 타다를 아예 ‘금지’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죠. 개정안 중 크게 두 가지를 잘 볼 필요가 있는데요.

첫째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법 34조2항입니다. 이 조항은 타다가 근거로 삼은 시행령 예외조항을 여객법에 넣되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빌릴 때 △반납 장소가 공항, 항만일 때로만 제한합니다. 만약 지금처럼 자유롭게 타다를 타고 다니면 불법이 됩니다.

두 번째는 ‘타다 제도화 규정’으로 불리는 49조2항인데요. 타다와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자도 기여금을 내고 면허를 구입하면 국토교통부 장관이 운송사업을 할 수 있게 허가해 줍니다. 그러니까 택시가 7,000만원 상당의 면허 값을 내는 것처럼 돈을 내면 합법적 운송사업자로 인정해 주겠다는 겁니다. 업체당 확보할 면허 수와 기여금 규모 등을 담을 시행령은 논의를 거쳐서 확정한다는데요.

과연 차량 비용을 감당하면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업체당 면허 수를 제한하면 남는 장사가 될지 등은 타다가 판단해야 합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 연합뉴스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타다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정부ㆍ여당과 연일 공방을 펼치고 있어요. 그 공방을 한번 볼까요.

이재웅 =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법은 택시 편만 드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산업의 숨 쉴 구멍을 막는 붉은깃발법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개정안 발의) = “붉은깃발법이 아니라 택시산업의 혁신과 상생을 위한 법안이다. 타다만이 혁신기업이라 착각하지 마” ☞관련기사 불 붙는 ‘타다 장외전’…“붉은 깃발법” “타다만 혁신 아냐”

이재웅 = “타다금지법이 아니라고 정부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 법이 통과되고 공포되는 순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 “타다는 택시업계와 갈등에 대해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 택시와의 구체적 상생 대안을 제시하라”

이재웅 = “타다는 사업 시작한 지 이제 1년 됐다.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실패해 온 국토부 정책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20만대의 택시기사들이 싫어하니 상생안을 마련할 책임이 타다한테 있다고 하는 거냐” ☞관련기사 정부, 업계 감정싸움에 연일 시위...‘모두의 불만’ 된 타다 갈등

이 대표는 10일부터 타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국회에 제출할 의견서에 담을 지지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과연 이 공방의 결말은 어떻게 끝이 날까요. ☞관련기사 타다, 서명운동 시작…“수많은 이용자들이 있음을 알려주세요”

 ☞여기서 잠깐, 붉은깃발법이란? 

영국이 마차 사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의 최고 속도를 시속 6.4㎞로, 도심에서는 시속 3㎞로 제한한 법인데요. 마차가 낮에는 붉은 깃발, 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달리면 자동차가 그 뒤를 따라가도록 해 ‘붉은깃발법’이라 불렸습니다.

1865년 제정돼 1896년까지 30년 넘게 시행됐다고 하는데요. 최초의 도로교통법이자 시대착오적 규제의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산업혁명의 발상지였던 영국이 가장 먼저 자동차를 만들었지만, 결국 자동차 산업 주도권을 독일ㆍ미국ㆍ프랑스 등에 뺏기게 된 원인이 됐거든요.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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