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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늘리지 말자는 것"... 대통령실, 한동훈 일방 제안에 강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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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늘리지 말자는 것"... 대통령실, 한동훈 일방 제안에 강한 유감

입력
2024.08.28 17:00
수정
2024.08.28 17:36
3면
0 0

국정운영 대국민 발표 앞두고
대통령실, 한 대표 조목조목 비판
"반발하니 그냥 유예? 그게 답인가"

5월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에서 윤 대통령이 발언을 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5월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에서 윤 대통령이 발언을 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자는 건 대안이라기보다 의사 증원 하지 말자는 얘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제안에 대해 밝힌 입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불쾌감이 고스란히 담겼다. 정부 핵심과제인 의료개혁에 대해 여당 대표가 내놓은 제안이 국정 철학이나 의지, 노력과 전면 배치된다는 취지다.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건희 여사 의혹 여론 해석 차이를 두고 충돌했었을 때와 달리 국정 방향에 대한 갈등이 불거진 것이라 당정 간 불화가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29일 예정된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1년간 추진한 정부의 의료개혁 과정을 국민들 앞에 다시 한번 설명할 계획이다.

한 대표의 의대 증원 보류 제안 고수에 대통령실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의료개혁 관련해 대통령실의 입장은 일관된다"고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전날 한 대표가 페이스북에 '의대 정원 유예'를 주장하며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더 좋겠다"고 올린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 관계자는 "(의료개혁에 대한 일관된 입장은) 한 대표와 당 의견과 전혀 무관하게 항상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언론 플레이'를 의심하고 있다. 언론 보도로 관심을 끌고, 한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쐐기를 박으려는 패턴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당정 대화보다는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주력한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대통령실과 가까운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야당과 의료계 일각의 비난 속에서도 오래 준비해온 진단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 추진의 틀을 잡아 놨다"며 "표가 떨어져도 국민 불편을 최소한으로 하되 개혁은 끝까지 추진한다는 일념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한 대표의 의도가 과연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2026학년도 정원은 지난 4월 말 각 대학별로 배정돼 공표됐고 그걸 바탕으로 현재 고교 2학년 학생들과 수험생들, 학부모들이 준비하고 있다"며 "그걸 유예하면 준비하는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고 불확실성에 따라서 굉장히 입시현장에서도 혼란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 대표와 비공개로 만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대표의 유예안뿐 아니라 2025학년도 증원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현실 인식에 대해 굉장히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료계가) 그냥 반발하니까 유예를 해야 되겠다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공백에 더해 정국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윤 대통령이 30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을 연기한 것도 이처럼 불편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민의힘 연찬회에 당초 참석하려다 장상윤 사회수석,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보내 의료개혁 의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김현빈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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