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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변심, '채 상병 특검법' 말 바꾸기... 원외 대표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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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변심, '채 상병 특검법' 말 바꾸기... 원외 대표의 한계?

입력
2024.07.26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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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 장동혁 "제3자 특검 논의 이어갈 실익 없어"
원내 의식한 듯...개혁신당 "조변석개" 비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말을 바꿨다. 당대표가 되면 법안을 발의하겠다더니 한 달 만에 뒤로 물러섰다. 측근들은 법안 발의를 아예 없던 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특검법 자체에 반대하는 현역의원들의 강경 기류를 감안해 당내 분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일성으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던 한 대표의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제3자 특검 발의하겠다"→"발의 내가 하는 것 아냐"

한 대표는 지난달 23일 출마 기자회견 당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며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다. 민심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는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부족하면 특검 추진 여부를 결정하자는 당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단, 한 대표는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더불어민주당 안과 달리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제3자 추천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선 이후엔 온도 차가 뚜렷하다. 한 대표는 취임 첫날인 24일 취재진과 만나 '채 상병 특검법안 발의 뜻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발의는 제가 하는 게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현역의원이 아니어서 법안을 직접 발의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겼지만, 불과 한 달 만에 특검을 관철시키겠다던 의지가 흐릿해졌다.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여야 의원들이 각각 '채해병 특검 수용'과 '방송장악법 거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여야 의원들이 각각 '채해병 특검 수용'과 '방송장악법 거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최측근 장동혁 "제3자 특검 논의 이어갈 실익 없어"

한 대표의 최측근 장동혁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제3자 특검법' 추진 자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SBS라디오에서 “오늘 (본회의에서) 만약 채 상병 특검이 부결된다면 저는 제3자 특검에 대한 논의를 굳이 이어갈 실익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안은 실제 부결됐다.

장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특검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제3자가 하는 특검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지, 채 해병 사건에 대해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한 대표의) 특검이 나온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비해 확연히 후퇴한 입장이다.

원내 의식한 듯...개혁신당 "조변석개" 비판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아무리 정치인의 말 뒤집기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여당 대표가 조변석개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의 '변심'은 원내 지지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채 상병 특검 반대로 똘똘 뭉친 당내 의원들과 척을 지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그가 원칙을 저버리는 모습은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상황이 달라지면 특검 카드를 다시 꺼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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