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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진료 강요 말라" 서울의대 교수들, 무기한 휴진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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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진료 강요 말라" 서울의대 교수들, 무기한 휴진 강행

입력
2024.06.14 18:26
수정
2024.06.1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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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희귀질환 진료, 차질 없을 것" 약속
병원 거부로 교수들이 직접 예약 변경 중
'의료진 절반 이상' 의정협의체 구성 촉구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양윤선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은재 인턴기자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양윤선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은재 인턴기자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사흘 앞두고 "중증·희귀질환 진료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이번 휴진은 올바른 의료체계를 세우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전면 휴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어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며 "정부를 향한 부르짖음이 서울대병원만 믿어오신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 절망의 소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비대위가 전면 휴진을 예고한 후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비대위가 사과와 함께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이다. 앞서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것보다 하루 빠른 17일부터 집단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대형병원 교수들이 집단 휴진 의사를 밝히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에 이어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가 이날 휴진 불참 의사를 밝혔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소속된 의료연대본부 또한 휴진으로 인한 진료 예약 변경 업무를 맡지 않겠다며 집단 휴진 방침 철회를 요구한 상태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도 "의사로서 우리의 첫 번째 의무는 환자 진료"라며 휴진 불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대위는 의료연대본부 등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협조를 부탁했다. 비대위는 "교수들이 환자들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예약을 변경하고 있다"며 "(격무 등으로) 교수들이 비대위 측에 요청한 예약 변경만 200건 정도"라고 호소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함께 환자를 돌보는 동료로서, 국립대병원 노동자로서 올바른 의료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교수들의 노력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등 대학 교수들이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4일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서울대병원 등 대학 교수들이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4일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교수들은 이번 휴진을 계기로 서울대병원은 앞으로 중증·희귀질환 환자 치료에만 집중,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방침이다. 비대위는 "공정하지 못한 보상으로 인한 손실 보전을 위해 1, 2차병원과 경쟁하며 경증 환자를 진료해왔다"며 "진료 예약은 쉽지 않고 대기 시간은 길며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변화로 병원 수익이 감소한다면 이는 우리나라 수가체계의 문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 정부가 모인 상시적 의정협의체의 빠른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1년짜리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현실성 없는 설익은 정책을 쏟아내는 대신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현장을 아는 전문가와 상의해달라"며 "각종 규제로 의료계를 옥죄는 대신 의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해달라"고 밝혔다.

교수들의 호소에도 시민단체 등의 반발은 여전하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의료의 주권은 시민에게 있고, 모두의 건강권이 시장 의료 체계에 의해 위협받거나 농락되는 현실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다"며 "특히 공공부분인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의료대란 국면에서 시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기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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