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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부 네이버 플랫폼 경영권 포기 압력…정부가 대응 나서야

입력
2024.04.27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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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법인 '라인야후'의 공동 투자자인 이해진(왼쪽)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현지법인 '라인야후'의 공동 투자자인 이해진(왼쪽)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사이버안보를 내세워 현지에서 글로벌 소셜플랫폼으로 성장한 네이버 ‘라인’의 경영권을 자국 소프트뱅크에 넘기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라인은 네이버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합작한 현지법인 ‘라인야후’가 서비스하고 있으며,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한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 65.4%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행정지도를 통해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을 추가 매입해 사실상 라인의 경영권을 확립토록 양사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진작부터 라인야후 경영권 장악을 추구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와중에 2021년 현지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릴 정도로 성공한 라인이 고객정보를 중국에서 접근토록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어 작년 11월 라인 고객정보를 관리하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해킹돼 51만 명의 고객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자, 일본 총무성이 네이버와 맺은 지분 관계를 정리하라는 행정지도에 나서고, 소프트뱅크는 이에 호응해 네이버에 A홀딩스 지분 매각을 요청하고 있다.

동업 관계인 민간 기업 간 경영권 힘겨루기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양사 간 지분정리까지 나서서 개입하는 건 최소 2가지 측면에서 부당하다. 우선 일본 정부의 행태는 민간 기업 경영에 대한 반시장적 정부 개입이다. 또 양국 투자기업에 대해 ‘내국인 최혜국 대우’를 보장한 한일투자협정 위반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일본의 사이버 안보 프레임이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안보 프레임을 내세워 틱톡과 야후, 페이스북, 트위터 등 자국 내 상대국 포털과 소셜미디어(SNS)를 퇴출시켜 왔다. 하지만 이는 사이버 적성국 간의 ‘정보망 봉쇄’에 가까운 조치였다. 반면 한일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사실상 동맹 수준의 협력을 추구하는 우방국이다. 그럼에도 적대적 안보 프레임을 가동하는 건 한일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도발이 아닐 수 없다. 사안이 민간 기업 간의 문제를 넘어선 만큼, 우리 정부도 적극 외교를 가동해 호혜적 원칙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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