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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NLL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이유

입력
2024.04.24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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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1월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김정은의 시정연설을 하루 지난 16일 방송하고 있다. 뉴시스

조선중앙TV가 1월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김정은의 시정연설을 하루 지난 16일 방송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은의 대남 강경 행보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김정은은 올해 초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80년간의 남북관계사에 종지부를 찍고 대한민국을 제1의 주적으로 규정하겠다"며 막말 수준의 비방을 쏟아냈다. 대남 분야 총 3,250글자 분량의 짧은 문장에서 '전쟁' 용어를 15번이나 사용할 만큼 호전적 내용이었다. 이러한 김정은의 언행으로 볼 때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도발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 가운데 '한반도의 화약고'라고 할 수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가능성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첫째, 김정은이 시정연설에서 NLL 문제를 콕 집어서 거론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대남관계를 '교전·적대관계'로 규정하고 이를 교육과 법제 등 사회 전반에 반영할 것을 독려하였다. 특히, 우리 헌법 조항과 외국 사례를 들어 '국가주권 령역(領域)'을 헌법에 명기할 것을 지시하면서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고 대한민국이 령토·령공·령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전쟁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현 해상분계선인 NLL을 '불법무법'으로 단정하고 이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NLL 문제는 남북관계 역사에서 오랫동안 끌어 온 쟁점 이슈이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 육상분계선 관련 조항은 있으나 해상분계선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협정 체결 당시 유엔군사령관은 쌍방 충돌을 막기 위해 정전협정과 국제법에 기초하여 NLL을 설정하고 북측에 통고하였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조선중앙연감'(1959)에도 이를 경계선으로 표시하였다. 1991년 체결된 '기본합의서'에서도 남북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을 인정'키로 합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기회 있을 때마다 기존 NLL이 무효라고 억지를 부렸고 1999년 제1차 연평해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등을 계기로는 일방적으로 설정한 '경비계선'이라는 것을 들고 나와 해상경계 재설정을 주장하였다. 이와 함께 제2차 연평해전(2002)과 대청해전(2009), 천안함 폭침(2010) 등 대규모 도발을 자행하는 등 NLL 무력화를 집요하게 시도해 왔다.

북한의 NLL 도발 가능성을 높게 보는 또 다른 이유는 이 문제가 가지고 있는 정치 갈등적 요소 때문에 북한의 공작대상이 될 소지가 많다는 점이다. 과거 사례로 볼 때 북한은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다양한 공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로서는 안보 분야에서는 정파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되, 예리한 정보력과 확고한 안보태세로 도발 의지를 무력화시켜 나가야 한다.


김호홍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대북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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