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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컨테이너·비닐하우스 삶’ 더는 묵인 말아야

입력
2024.04.18 04:30
수정
2024.04.18 14: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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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경기의 한 농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생활한 숙소. 한국일보 자료사진

2022년 경기의 한 농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생활한 숙소.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전문취업 비자(E9)로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5명 중 1명이 판잣집·비닐하우스·컨테이너·숙박업소와 같은 곳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의 외국인 노동자 의존이 갈수록 높아지는데도, 이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하도록 지원하는 덴 인색하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통계청은 ‘2023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활용해 체류자격별로 세분화한 분석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비전문취업 외국인의 경우 일반주택(21.7%) 아파트(6.1%) 기숙사(52%)에 묵지 못하는 비율이 20.2%에 이르렀다. 비거주용 건물이나 판잣집,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고시원, 찜질방 등 ‘기타’ 항목에서 먹고 자는 비율이다. 전문인력 비자(E1~E7)로 일하고 있는 외국인도 ‘기타’ 형태의 거처에서 사는 비율이 17.2%였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부터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조립식 패널 등을 숙소로 제공하는 경우,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 신청을 불허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눈속임이 많다. 비닐하우스 가건물인데도 서류상 거주시설을 ‘주택’ ‘빌라’로 써놓거나, 가건물을 ‘임시숙소’로 신고해서 ‘기숙사’로 인정받는 식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 ‘기숙사’로 분류된 거처도 실제 어떤 환경인지는 의문이 많다.

우리 사회에선 열악한 시설의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이어져 왔다. 2020년 12월 캄보디아 출신 여성 노동자 누온 속헹이 난방시설이 없는 농장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병을 앓다가 숨졌고, 지난해엔 경기 포천 돼지농장의 곰팡이 가득한 샌드위치 패널 숙소에서 살던 태국인 노동자가 사망했다. 외국인 노동자 공공기숙사 건립을 위해 지자체들이 나서고는 있지만, 님비 현상으로 진척이 순조롭지 않은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준 15세 이상 국내 상주 외국인은 143만 명에 이른다. 국내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외국인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 고용주들이 힘을 모아 한국 경제의 큰 버팀목이 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온당한 인권을 누리고 차별이 없도록 지원과 제도 개선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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