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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앞세워 대선 승리한 보수, 왜 2년 만에 무너졌나[외면당한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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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앞세워 대선 승리한 보수, 왜 2년 만에 무너졌나[외면당한 보수]

입력
2024.04.11 16:00
수정
2024.04.12 13:5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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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월 26일 충북 청주시 동부창고에서 '첨단바이오의 중심에 서다'를 주제로 열린 '스물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월 26일 충북 청주시 동부창고에서 '첨단바이오의 중심에 서다'를 주제로 열린 '스물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서재훈 기자

보수진영이 2년 전 윤석열 대통령을 앞세워 정권을 교체했지만 득표율 차이는 0.73%포인트에 불과했다. 안심할 수 없었다. 오만하거나 무능하거나 국민을 갈라쳤다가는 역풍이 불 수밖에 없는 팽팽한 대결구도였다.

기세를 몰아 지방선거까지 압승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3가지 금기를 모두 깼다. 그 결과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개헌과 탄핵의 저지선을 겨우 지키며 300석 가운데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보수정당이 연거푸 총선 참패를 당한 건 헌정사상 전례가 없다. 여당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야당으로 치른 2020년 총선 패배보다 훨씬 뼈아프다.

마지막 카드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투입했지만 등 돌린 민심은 여전히 냉담했다. 여당은 이제 누구를 간판으로 내세워야 할지 막막한 처지다. 유권자 지형이 진보성향 위주로 재편되면서 보수지지층은 윤 대통령과 정부를 편들기도 애매해졌다. 윤 대통령이 소통과 협치를 외면하고, 국민과 공감하지 못하고, 통합은커녕 이념 갈등을 부추긴 사이 보수는 최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단 한 번도 마주하지 않은 야당 대표... 2년은 오만과 대결로 점철

윤 대통령에게 야당은 대결 상대였다. 여소야대의 수적 열세에 개의치 않았다. 거대 야당의 입법 독재를 공격하면서도 야당 대표와는 만나지 않았다. 거부권을 9차례 꺼내며 강대강으로 맞붙었다. 여당 초선 의원은 11일 "윤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수차례 만나 정부 입법 처리를 부탁하거나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국민적 비호감은 애당초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만은 비판과 여론을 차단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측근을 감싸며 인적 쇄신에 거리를 뒀다. 여야 동의 없이 강행한 장관만 18명에 달한다. 기자회견은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쏟아 내는 대국민 메시지에 주력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태원 참사 때도 장관·경찰청장을 경질하지 않고 그냥 흔히 있을 수 있는 사고 중에 하나인 것처럼 대했다"고 지적했다.

고물가ㆍ부산엑스포 참패… 상징이던 공정ㆍ상식도 사라져

경제와 민생, 고물가는 선거를 앞둔 민심의 요구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대응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대파 한 단에 875원'만 유권자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대통령도 참모도 무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의 진위는 그게 아니었다고 적극 해명을 했어도 모자랄 판에 대통령실이 '문재인 정부에선 대파 가격이 더 비쌌다'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고 혀를 찼다"고 비판했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띄운 공정과 상식은 내로남불과 위선으로 전락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도 ‘박절하지 못했다’며 감싸기에 급급했다. 피의자 신분 대사를 '문제없다'고 출국시키는 모습은 독선적인 검사 리더십의 단면에 불과하다. 심지어 일부 보수층을 향해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며 시대착오적 발상을 고집했다.

한동훈도 차별화 실패

한 위원장의 등장은 최후의 승부수였다. 하지만 그조차 정치적 한계가 뚜렷했다. ‘용산 2중대’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김 여사 이슈를 비롯한 논란에 대해 민심을 전달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선거 전략은 구태의연함을 벗어나지 못했고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도 실패했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범죄자’, ‘쓰레기’ 구호에 꽂혀 중도 확장은 뒷전이고 해묵은 보수 결집만을 외쳤다. 박성민 대표는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심이 ‘이렇게 가면 총선 대패할 것’이라는 경고를 줬는데도 정부·여당은 바뀌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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