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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이하 어린이 10명 중 1명이 ‘천식’…반복적인 기침·쌕쌕거림 나타나면 폐 기능 검사해야

입력
2024.04.07 21:40
수정
2024.04.08 16:0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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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김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자녀의 스테로이드 흡입제 사용을 꺼리는 부모가 적지 않은데, 적절한 사용이 자녀의 폐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김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자녀의 스테로이드 흡입제 사용을 꺼리는 부모가 적지 않은데, 적절한 사용이 자녀의 폐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천식(喘息·asthma)은 폐 속 기관지가 예민해져 쌕쌕거림(천명·喘鳴), 가슴 답답함, 반복적인 기침 등이 생긴다. 봄철에는 알레르기로 인한 천식이 많이 발생하는데 어린이가 천식을 앓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심한 천식 발작으로 목숨도 위협할 수 있다.

‘어린이 천식 치료 전문가’ 김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어릴 때 천명·반복적인 기침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 폐 기능 검사 등으로 조기 진단·치료해야 한다”며 “어린이 천식 환자의 50~80%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증상이 저절로 사라지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스테로이드 흡입제 사용을 피하다간 폐 기능이 점점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어린이 천식이란.

“어린이 천식은 반복적인 기침·쌕쌕거림·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아홉 살 이하 어린이 가운데 9% 정도가 천식으로 병원을 방문했다(2019년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 밖에 가슴 답답함, 목에 가래가 낀 듯한 느낌 등도 천식 증상이다.

천식 증상이 경미하면 일상생활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추적 관찰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잠자지 못하거나 말하거나 먹을 때 숨찰 수도 있다. 또한 천식이 심하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어린이 천식은 유전·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생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집먼지진드기·동물 털·곰팡이·봄철 꽃가루 등의 항원에 의한 알레르기와 관련 있고, 이로 인한 만성 기도 염증·기도 과민성·기도 폐쇄 등이 나타난다.”

-진단·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어린이 천식 환자의 50~80%는 다섯 살이 되기 전에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세 살이 되기 전에 천명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어린이의 30% 정도가 여섯 살 때 천식 진단을 받으므로 이런 증상이 있는 어린이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천식을 예측하는 임상 지표 가운데 ‘수정 천식 지표(Modified Asthma Predictive Index)’가 가장 널리 쓰인다. 천명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어린이가 수정 천식 지표 진단 가운데 주요 진단 중 1개나 부(副)진단 중 2개 이상이 해당되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주요 진단 기준으로는 △부모가 천식 환자이거나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거나 △식품이 아닌 ‘공중(空中) 항원(꽃가루·동물 털·집먼지진드기 등)’에 대한 감작(感作·sensitization·외부 자극에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태) 등이다. 부진단 기준으로는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데 생긴 천명 △혈액 내 호산구 4% 이상 △식품 항원에 대한 감작이 있다.

일반적으로 천식은 만성 기도 염증으로 인한 기도 과민성과 기도 폐쇄를 확인하기 위해 폐 기능 검사를 시행한다. 하지만 어린 영·유아에게 폐 기능 검사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너무 어린 환자는 임상적 특성, 알레르기 질환 가족력, 알레르기 검사, 수정 천식 지표 등으로 진단한다.

최근에는 어린이에게 충격 진동법(Impulse Oscillometry·IOS) 검사(마우스피스를 30초 정도 입에 물고 있으면 진동을 통해 폐 기능을 알아낸다), 호기 산화질소 검사 등을 이용해 진단하기도 한다.”

-인공 지능(AI)으로 어린이 천명음을 찾을 수 있다던데.

“천명음은 폐로 오가는 공기 통로(기도)가 좁아지면서 압력에 의해 숨을 쉴 때마다 ‘쌕쌕’ 소리가 나는 호흡음이다. 어린이 천식 환자 중 다수가 이러한 천명음이 나기에 천식 진단에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아직 천명음을 판별하는 수단은 의사가 직접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숨소리를 듣는 전통적인 청진(聽診) 방식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객관적 수치로 나타내는 검사법이 아니므로 같은 천명음이라도 의사 경험·판단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해 천명음을 감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어린이 호흡기 전문가들이 교차 검증한 실제 어린이 호흡기 환자 287명의 호흡음을 기계 학습(머신 러닝)해 정확도 91.2%, 정밀도 94.4% 수준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정확도와 안정성이 아주 높아 임상 현장에서도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고 소량 메모리 공간만 사용하기에 앞으로는 모바일 기기 등에도 적용해 시간·장소에 관계없이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천식은 세 살 이전에 천식 증상이 시작되면 그 이후에 시작된 어린이 환자보다 폐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더 높기에 조기 진단·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어린이 천식 치료 목표는 약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천식을 장기간 조절해 폐 기능을 유지 및 정상 생활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섯 살 이하 환자는 2~3개월 간격으로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 단계를 조절하는 계단식 접근법을 이용한다. 1차 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 흡입제가 권장되며, 대체 약으로는 항류코트리엔제를 사용할 수 있다. 약 선택은 환자 순응도·흡입제 사용 숙련도·약 선호도 등을 고려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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