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위험 고혈압, 47.6%가 제대로 관리 못해 심근경색·뇌줄중 위험”

입력
2024.07.14 06:40
수정
2024.07.15 19:18
19면
0 0

[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일반 고혈압 환자 대부분은 약을 잘 복용하고 있지만 심뇌혈관 질환 위험 인자를 가진 '고위험 고혈압' 환자는 약을 제대로 먹는 사람이 절반도 되지 않아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일반 고혈압 환자 대부분은 약을 잘 복용하고 있지만 심뇌혈관 질환 위험 인자를 가진 '고위험 고혈압' 환자는 약을 제대로 먹는 사람이 절반도 되지 않아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고혈압 환자는 1,230만 명(20세 이상 29%)으로 추정된다(대한고혈압학회). 다행히 대부분(71%)은 약을 잘 복용하고 건강한 식습관 등으로 ‘목표 혈압’을 잘 지키고 있다. 이는 건강한 노년을 위한 환자의 관심과 실천이 전보다 높아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혈압 관리가 아주 중요한 ‘고위험 고혈압’ 환자는 절반 가까이 혈압을 잘 조절하지 않는 게 문제다. 고위험 고혈압 환자는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뇌졸중·협심증 등 잘 알려진 질환 외에도 만성콩팥병·시력장애 등 전신에 심각한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고혈압 치료 전문가’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고위험 고혈압은 일반 고혈압보다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다”며 “약 복용 및 건강한 식습관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혈압을 주기적으로 측정·관리한다면 합병증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고혈압이란.

“정상 혈압은 120/80㎜Hg 미만일 때를 말한다. 그러나 △유전 △비만 △흡연 △음주 등 다양한 원인으로 혈압이 올라가 140/90㎜Hg 이상(가정 혈압의 경우 135/85㎜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대한고혈압학회, ‘2022 고혈압 진료 지침’). 120~129/80㎜Hg라면 ‘주의 혈압’, 130~139㎜Hg(최고 혈압) 혹은 80~90㎜Hg(최저 혈압)는 ‘고혈압 전 단계’로 분류된다.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혈압을 측정하기 전까진 뚜렷한 증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알아채기 어려워서다. 또한 고혈압 자체는 사망 원인은 아니지만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만성콩팥병 등 목숨을 위협하는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고위험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고위험 고혈압은 합병증은 아직 없지만 무증상 장기 손상·심뇌혈관 혈관 위험 인자가 다발성(3개 이상 혹은 당뇨병 동반되면 2개 이상)인 경우다. 이들 고위험 고혈압 환자는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심뇌혈관 질환 발병과 사망 위험이 높다. 따라서 일반 고혈압 환자의 목표 혈압은 140/90㎜Hg 미만인 반면, 고위험 고혈압 환자의 목표 혈압은 130/80㎜Hg 미만이다.

하지만 고위험 고혈압 환자 가운데 47.6%는 혈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고혈압 약을 피하거나 적게 복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위험 고혈압 환자는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만성콩팥병 △망막 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이 아주 높다.”

-고위험 고혈압이라면.

“고위험 고혈압이라도 일반 고혈압처럼 목표 혈압을 유지하는 게 치료법이다. 고혈압 발병 원인은 유전·식습관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하기에 해당 위험 인자를 줄이거나 제거해야 하고, 고혈압 약을 잘 먹어야 한다.

가족 가운데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데 혈압이 높다면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게 좋다. 또한 싱겁게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2022년 한국인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074㎎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2,000㎎보다 1.5배 높다. 이는 2017년(3,669㎎)보다 크게 줄었지만 더 줄여야 한다. 그리고 인스턴트·고지방 식품을 되도록 피하고 채소류 등 섭취, 유산소운동으로 표준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이 밖에 절주·금연 등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게 중요한데.

“당뇨병 환자가 ‘연속 혈당 측정기’ 등으로 혈당을 자주 확인하는 것처럼 고위험 고혈압 환자도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게 중요하다. 즉, 병원에서 가끔씩 혈압을 재는 것보다 ‘병원 밖 혈압’인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혈압 변동을 확인하는 게 예후(치료 경과)를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혈압계의 정확 사용법을 익혀 올바른 자세로 혈압을 꾸준히 잰다면 정확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이 밖에 △다른 약 복용 여부 △식습관 조절 여부 등에 따라 혈압이 달라지므로 환자 스스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혈압을 제대로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식사 여부, 측정 전 활동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혈압이 다를 수 있기에 측정 시간, 올바른 자세·방법 등을 익혀야 한다.

일단 혈압은 아침과 저녁 하루 2회 측정하는 게 좋다. 아침에는 약 복용과 식전에 재야 하며,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해야 한다. 화장실에 다녀왔다면 5분간 휴식한 뒤 재고 측정하기 30분 전에는 담배를 피우거나 카페인을 마시면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삼가야 한다. 올바른 자세로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자에 등을 기대 앉는 등 안정된 상태에서 해야 하며, 팔에 묶는 부분인 커프를 상박(上膊·위팔)의 심장 높이에 감아야 한다.

덧붙여 병원 밖에서는 혈압이 높게 측정되지만 병원 진료실에서는 재면 정상인 ‘가면(假面) 고혈압’을 조심해야 한다. 이런 가면 고혈압 환자는 담배를 피우거나 비만, 수면무호흡증이고 고혈압 전 단계일 때가 적지 않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