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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가계 '여윳돈' 최저… 민생 초점 서민에 맞출 때

입력
2024.04.05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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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이 1,100조 원을 돌파한 지난달 13일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상담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2조 원 증가한 1,100조3,000억 원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100조 원을 넘긴 것은 3년 만이다. 뉴스1

가계대출이 1,100조 원을 돌파한 지난달 13일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상담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2조 원 증가한 1,100조3,000억 원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100조 원을 넘긴 것은 3년 만이다. 뉴스1

지난해 고금리와 불경기, 소득정체 등의 부정적 여파가 금융상품 등으로 운용되는 가계자금인 ‘여윳돈’의 급감으로도 뚜렷이 확인됐다. 4일 한은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운용액’은 158조2,000억 원으로 전년(209조 원) 대비는 물론 최근 4년 만에 가장 적었다. 순자금운용액은 당해 각 경제주체의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뺀 값이다. 가계가 예금ㆍ채권ㆍ주식 등으로 보유한 일종의 순자산액이 1년 새 50조 원 급감했다는 얘기다.

가계는 보통 순자금운용액이 양(+ㆍ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운용액이 대체로 음(-ㆍ순조달)의 상태인 기업ㆍ정부에 자금을 공급한다. 따라서 가계 순자금운용액이 줄었다는 건 국가경제에서 가계의 자금공급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한은은 지난해 불경기와 고금리로 증가율이 2.8%까지 떨어진 가계소득 및 1.8% 증가에 그친 가처분소득 정체를 상황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순자금운용을 기록할 만한 가계라면 어쨌든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사실보다 중요한 건 여윳돈조차 없는 가계에 더 크게 미쳤을 고금리와 불경기, 소득정체 등의 타격이다. 가계라도 소득이 적을수록 가처분소득이 적고, 여윳돈은커녕 빚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일례로 2021년 기준 대기업 근로자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은 중소기업 근로자 가계의 경우, 여윳돈 고갈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세 주거비는 전년 대비 8.6% 급증했고, 가계대출 이자비용도 전년 대비 31.7%나 급증했다. 이런 비용은 대부분 저소득ㆍ비(非)자가ㆍ부채 가계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가계 여윳돈 급감 통계는 그 자체보다, 그 이면의 여윳돈조차 없는 가계에 대한 민생대책이 절실한 상황임을 일깨우는 경고등으로 볼 필요가 크다. 여야가 앞다퉈 총선용 민생을 앞세우지만, 서민 가계에 힘을 보태는 게 가장 우선돼야 할 민생대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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