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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홍콩 ELS 자율배상안 확정... 배상액 최소 2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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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홍콩 ELS 자율배상안 확정... 배상액 최소 2조 원

입력
2024.03.29 17:00
수정
2024.03.29 18: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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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이사회 열어 자율배상 결의
평균 배상비율 40% 안팎 예상
하나은행, 이날 첫 배상금 지급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을 입은 고객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한 은행 앞에서 집회를 열어 손실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을 입은 고객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한 은행 앞에서 집회를 열어 손실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했던 시중은행이 자율조정안을 마련했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조정 절차가 시작되는데 배상액만 최소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29일 KB국민은행은 임시 이사회를 열어 금융감독원의 홍콩 ELS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른 자율조정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한은행도 이사회를 열어 금감원 안을 수용해 투자자에 대한 자율배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27일 하나, 28일 NH농협·SC제일은행도 각각 이사회에서 자율배상안을 확정했다. 우리은행은 22일 시중은행 최초로 배상절차를 개시했다.

은행들은 다음 주부터 고객과 접촉해 최종 배상비율을 협의한다. 금감원이 제시한 기본 배상비율에 투자 경위 등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투자자별 배상비율을 산출할 예정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배상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금융업, 투자상품 관련 법령, 소비자보호 분야에 풍부한 학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회를 설치하는 곳도 있다.

은행권에서는 평균 배상비율이 40% 안팎일 것으로 추정한다. 금감원이 분쟁조정기준안 발표 당시 '대부분 20~60% 선에서 배상비율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 중간값이다. 이들 은행이 판매한 홍콩 ELS 중 올해 1~7월 만기를 맞는 액수는 약 10조 원이다. 이 중 절반은 손실이 났다고 가정하고 배상비율 40%를 대입하면 은행권 총배상액은 2조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7월까지 만기 도래 규모가 5조2,000억 원가량인 KB국민은행은 같은 산식을 대입해 배상액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1분기 회계에 1조 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할 방침이다. 충당부채는 지출 시기 또는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를 뜻한다.

다만 투자자마다 구체적인 투자 경로가 다르고,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도 있으며, 투자자 개개인과 협의를 거쳐 배상비율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정확한 배상액을 가늠하기 어렵다. 은행과 투자자 간 조정이 실패하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와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은 전날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위원회'에 상정된 개별 자율배상안을 심의·의결하고 일부 투자자와 합의를 거쳐 이날 은행권 최초로 배상금 지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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