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 수용키로
하나·농협·SC제일도 이사회 예정
8.2조 판매 KB국민 "전수조사 중"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한 자율배상에 나선다. ELS 판매 규모가 작아 배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은행부터 대응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해 H지수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 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부터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 450여명을 차례로 접촉해 내용을 안내하고 본격적인 조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의 경우, 개별적인 조정비율 협의와 동의를 마치고 나면 일주일 이내 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11일 금감원은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며 배상비율이 대체로 20~60%에 분포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우리은행의 H지수 ELS 평균 배상비율은 40%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H지수 ELS 판매 규모는 주요 은행 중 가장 적은 415억 원이고, 다음 달 첫 만기 도래분 43억 원의 손실률은 45% 안팎으로 예상된다. 예상 손실액에 평균 배상 비율을 단순 적용하면 총 배상 규모는 100억 원을 밑돌 전망이다.
판매액이 2조 원대인 신한, NH농협, 하나은행과 1조 원대인 SC제일은행도 배상안 결의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H지수 ELS 자율배상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28일에, 신한은행은 이르면 다음 주 중 관련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판매금액이 8조2,000억 원으로 다른 은행에 비해 압도적인 KB국민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현황 파악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배상 규모도 클 수밖에 없어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판매된 ELS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보상 관련 절차를 조속히 논의해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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