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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방송국’ 넷플릭스

입력
2024.03.17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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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콘텐츠다.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콘텐츠다. 넷플릭스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는 할리우드가 활동 근거지다. 당연하게도 콘텐츠 제작비의 반 이상을 북미에서 써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올해 북미 밖 콘텐츠에 들어가는 돈(79억 달러)이 북미 콘텐츠 확보에 쓸 돈(75억 달러)보다 사상 최초로 더 많을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생산에 있어서도 명실상부한 글로벌 OTT가 되게 됐다.

□ 넷플릭스가 해외 콘텐츠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효율성이다. 제작비는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데 성과는 크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콘텐츠인 드라마 ‘오징어 게임’(2021)은 제작비로 2,100만 달러 정도가 들었다. 비슷한 시기 공개된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즌4(2022) 제작비의 10분의 1도 안 된다고 버라이어티는 보고 있다. 북미 OTT시장 성장이 한계점에 달한 반면 북미 밖 시장은 고속성장세(2022~2028년 44% 증가 전망)를 보이는 점도 이유다.

□ 넷플릭스의 득세는 한국 방송시장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13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발표한 ‘20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률은 77%다. 5년 전인 2018년(42.7%)에 비해 34.3%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유료 OTT 중 넷플릭스 사용자 수가 가장 많다. 지난해 12월에는 1,164만 명이 넷플릭스를 이용했다. 국내에서 시청자가 가장 많은 ‘유료 방송국’이라 표현해도 무방하다. OT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존 방송시장의 성장세는 약해졌다.

□ 기존 방송시장은 해외 자본과 대기업이 들어오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통신사업으로 분류된 OTT는 예외였다. 미국 거대 자본 넷플릭스가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어 보도 영역을 제외한 한국 방송시장을 점령하게 됐다. 방통위는 최근 재허가와 재승인제, 소유 제한 등에 대한 방송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국내 방송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나 방송의 공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도 하다. 방송은 ‘경제’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방통위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길 바란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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