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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쇠락론

입력
2024.04.24 17: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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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해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하지만 '영수회담' 의제로 거론되는 얘기 중 '한국경제 살리기'와 관련됐다고 볼 만한 건 단 한 건도 없는 게 현실이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해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하지만 '영수회담' 의제로 거론되는 얘기 중 '한국경제 살리기'와 관련됐다고 볼 만한 건 단 한 건도 없는 게 현실이다. 뉴스1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보는 해외 시각들이 예사롭지 않다. 불황 지속이냐, 수출 회복 등에 힘 입어 조만간 경기가 살아날 거냐 같은 눈앞의 얘기보다 현상의 심연에 자리 잡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는 게 주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아시아판 기획으로 실은 ‘한국경제의 기적은 끝났나?’라는 기사도 그중 하나다. 기사는 가난한 농촌사회를 반세기 만에 세계 경제강국으로 이끈 ‘한강의 기적’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고 봤다.

▦ 기사는 그런 결론의 근거로 선도 대기업 육성에 초점을 둔 국가 주도 성장모델의 한계 봉착, 값싼 에너지와 노동력에 의존한 제조업 경쟁력 저하, 기반기술 부족에 따른 기술경쟁력 하락 등을 꼽았다. 또 직업 소득계층 지역 간 격차 심화,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악화나 3세로 이어진 대기업 오너 경영자들의 사업마인드 약화 같은 문제도 짚었다. 윤석열 정부가 힘을 쏟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낡은 국가 주도 성장모델의 고집에 불과하다고 본 것도 주목됐다.

▦ 일본 경제지 ‘머니1’은 지난해 11월 ‘한국은 끝났다’라는 더 자극적 제목의 기사로 한국경제 쇠락론을 제기했다. 한국경제가 성장의 종말을 맞았다는 ‘피크 코리아’가 골자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락의 원인으로 역시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꼽혔다. 기사는 성장 정체 및 위축으로 한국경제 규모가 2050년엔 순위권 밖(15위 이하)으로 밀려난다는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하며 “한국은 주요 9개국(G9)에 들 수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 해외 시각들이 새로운 건 아니다. 하지만 새삼 공감할 수밖에 없는 지적들을 다시 접하면서 아쉬운 건 따로 있다. 입만 열면 ‘민생’을 외치면서도 정작 한국경제 쇠락에 대응할 제대로 된 의제(어젠다) 하나 내놓지 못하는 국내 정치의 수준이다. 당장 '영수회담' 의제로 거론되는 얘기만 해도 ‘전 국민 25만 원’이나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ㆍ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ㆍ양평고속도로 의혹ㆍ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ㆍ주가조작 의혹)’ 등이 고작이다. 개탄스러운 일이다.

장인철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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