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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이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문건 나돌아... 경찰, 사실관계 확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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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협이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문건 나돌아... 경찰, 사실관계 확인 중

입력
2024.03.08 09:49
수정
2024.03.08 18:4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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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내부 작성 추정 문건 온라인 유포
의협 측 "사실무근... 문건 만든 적 없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대한의사협회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올라왔다. 커뮤니티 캡처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대한의사협회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올라왔다. 커뮤니티 캡처

경찰이 대한의사협회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이 최근 온라인에 유포되자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해당 문건에는 의협이 집단행동에 불참한 의사들을 압박하기 위해 이들의 명단을 작성·유포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의협 측은 "조작된 문서"라는 입장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온라인상에 공개된 문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문건이 실제 의협 측이 작성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사실로 드러나면 수사에 착수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본인을 '의협 관계자'로 소개한 작성자가 두 페이지 분량의 협회 내부 문서(추정)를 공개한 뒤 급속도로 퍼졌다. 이 문건에는 7일 의협 투쟁위 내부의 소수에게만 공유된 행동지침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겼다. 병무청장이 6일 '사직서 수리된 전공의들의 내년 순차적 입영 방침'을 밝히면서, 집단행동 동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해 지난달 28일 공유한 행동지침 후 변경된 지침을 배포하려는 취지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의협 회장 직인이 찍힌 문건은 "본 문서의 외부 유출을 금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유포 △정부 의료정책 반대 여론 형성 방법 △사직서 제출 및 해당 여론 조성 방법 △병무청장 발언 박박 논리 등이 핵심이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대한의사협회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게시됐다. 커뮤니티 캡처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대한의사협회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게시됐다. 커뮤니티 캡처

문건에는 특히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을 작성하고 유포하라"는 지시와 함께 "개인이 특정되는 정보는 블러(흐리게)처리함"이라는 구체적 행동 지침도 나와 있다. 이어 "불참 인원 압박이 목적이므로 블러처리된 정보만으로 충분하다. 특정되는 정보는 모두 블러처리되므로 위법소지가 없다"고 적혀 있다.

또 사직서 제출 여론 조성 시 "사직 전공의가 일선에 돌아가는 것은 오히려 다른 동료들에게 위험성을 높이는 일임을 각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시했다. 의사 집단행동에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한 예시 글과 작성 방법도 설명돼 있다. 가령 "정부, 여당, 특정 정치인사에 대한 직접적 비판 발언은 모두 금지"라거나 "정부 정책에 관한 경제·정치학적 분석 및 주장은 이야기가 난해하고 무겁게 진행될 수 있어 하지 말라"는 식이다.

의협 측은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문건 작성·유포자를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조작된 문서로, 우리는 그런 문건을 만든 적 없다"면서 "허위 문서를 만들고 배포해 의사들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 유포자는 의협의 강경한 반응에 이날 다시 게시글을 올리고 "조작한 것이라고 의심되면 고소해 달라"며 "의협은 현재 어떠한 근거도 없이 해당 문서가 조작임을 주장하고 있는데, 수사해 보면 알게 될 일"이라고 맞섰다.

경찰은 전날 의료 현장을 지킨 일부 의사의 실명 명단이 의사 커뮤니티 등에 유포되자, 실명 공개와 협박 행위에 대해 "구속 수사를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었다. 경찰은 정상진료와 진료복귀를 방해하는 일체 행위를 법과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처리할 계획이다.

이승엽 기자
김태연 기자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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