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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나타나는 2형 당뇨병 ‘원인 유전자’ 찾았다

입력
2024.03.0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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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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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미만 소아청소년 시기에 조기 발병한 2형 당뇨병은 성인 때 발병한 것과 유전적 특성이 다르다는 사실이 국제 연구팀의 유전체 분석 결과가 최초로 확인됐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제이슨 플라닉 하버드대 보스턴아동병원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환자 3,005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유전적 차이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에 최근 게재됐다.

2형 당뇨병은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혈중 포도당 농도가 정상보다 높아지는 병으로, 대표적인 성인병이지만 최근 20세 미만에서 발병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기 발병할 경우 나이가 들수록 혈당 조절이 어렵고 합병증 위험이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은 성인보다 가족력이 빈번해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추정된다.

당뇨병 원인 유전자 변이는 △다빈도 변이(흔하지만 유전적 영향력 약함) △희소 변이(매우 드물지만 유전적 영향력 강함) △단일 유전자 당뇨 희소 변이(GCK, HNF1A 등 희소 질환인 단일 유전자 당뇨를 유발하는 희소 변이)로 구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원인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 3,005명과 대조군 등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장 엑솜 염기 서열 분석을 실시했다.

전장 엑솜 염기서열 분석은 유전체 중에서 단백질을 직접 코딩하는 엑손 영역(exome)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기법이다.

그 결과,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환자 10명 가운데 2명(21.2%) 정도가 당뇨 발병 위험을 3배 이상 높이는 원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연구 결과에서 확인된 단일 유전자 당뇨 희소 변이는 2.4%였는데, 이는 사실상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환자가 성인과 다른 유형의 당뇨병을 앓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단일 유전자 당뇨병은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거나, 아예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2형 당뇨병과 다르다.

단일 유전자 당뇨병 외 희소 변이는 3.4%였으며 성인 2형 당뇨병 발병과 연관된 다빈도 변이는 12.6%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추가 분석 결과, 같은 종류의 유전자 변이라도 성인에 비해 소아청소년에서 2형 당뇨병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

다빈도 변이가 실제로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력은 성인 대비 소아청소년에서 3.4배, 희소 변이는 5배 컸다. 즉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은 성인보다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며, 특히 희소 변이 중요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견해다.

곽수헌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진 바 없던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의 유전적 구조에 대한 이해를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며 “당뇨병뿐만 아니라 다른 만성질환도 이 같은 유전학적 접근 방식으로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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