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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작… 'BCI 기술'이 젊음을 되찾아줄까?

입력
2024.03.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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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숙 교수의 헬시 에이징]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뉴럴링크 제공

뉴럴링크 제공

70세 고희(古稀)를 맞은 김모씨는 항상 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 뇌졸중으로 쓰러져 기억력과 인지·운동 능력이 예전 같지 않고 점점 떨어져 서글픈 마음만 들었다.

가족들은 김씨에게 ‘젊음’을 되찾아 주기 위해 그의 뇌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 Computer Interface·BCI) 칩’을 이식했다. BCI 칩은 사람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에 어떤 이상 행동을 하면 즉시 반응한다. BCI 칩 덕분에 김씨가 거실에서 실신했지만 즉시 가족과 응급 서비스에 상황을 알려줘 큰일을 모면할 수 있었다.

이런 꿈 같은 일은 더 이상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는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시험 승인을 받고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환자 머리에 구멍을 뚫고,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 전극과 전선이 연결된 동전만한 ‘텔레파시’라는 이름의 BCI 칩을 심었다.

뇌에 이식된 칩을 통해 환자의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신호가 무선으로 몸 밖 컴퓨터에 전달된다. 덕분에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생각만으로 기기를 움직이는 BCI 기술을 실제 환자에게 적용된 것이다.

머스크는 “텔레파시는 생각만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물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초기 사용자는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티븐 호킹(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병을 앓아 평생 휠체어에 의지했다)이 속기사나 경매사보다 더 빠르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멋진 신세계’가 눈앞에 현실로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에 세상은 들썩이고 있다. ‘BCI 개발에 이정표가 될 것’(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 기술이 발전하면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으로 인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BCI 기술은 사람의 뇌와 컴퓨터나 다른 전자기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사람 생각이나 의도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쉽게 말해 BCI 칩이 마음을 읽어 그 정보를 컴퓨터에 전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기술은 뇌의 특정 신호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명령어로 변환함으로써 사람이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전자 장치를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이 기술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그들이 다시 세상과 소통하고 더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도울 수 있다.

BCI 기술은 고령인뿐만 아니라 신경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항노화 등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 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뉴럴링크 임상 시험이 투명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한 것처럼 BCI 기술은 윤리 문제를 비롯해 개인 생각과 정보 보안에 대한 위협, 기술 접근성 문제, 장기적인 생체 적합성·안전성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멋진 신세계’를 가져다 줄 수 있는 BC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건 우리 모두의 과제다.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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