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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결석은 당신이 무얼 먹고 있는지 알고 있다

입력
2024.03.03 19: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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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요로결석은 전 인구의 5~10%가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인데 꾸준히 환자는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요로결석으로 2022년 1년 동안 치료받은 환자는 32만1,400여 명으로 5년 전보다 7.7% 증가했다.

요로결석 발병 원인은 인종·성별·나이·식습관·기후·가족력 등 무척 다양하다.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고, 30~50대에서 흔히 발생한다. 최근에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요로결석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콩팥은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든다. 소변 성분은 96%가 물이고, 나머지가 요소, 요산, 나트륨을 포함한 미네랄 성분이다. 소변은 콩팥에서 만들어진 뒤 요관을 거쳐 방광과 요도를 따라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처럼 콩팥에서 요도까지 소변이 통과하는 경로를 ‘소변 길’이라는 뜻으로 요로(尿路)라고 한다. 이 요로에 돌이 생기는 것이 요로결석이다. 요로 중에서 결석이 잘 발견되는 부위를 보면 1위가 요관이고, 2위 콩팥, 3위 방광, 4위 요도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내려가는 것을 방해하고 주변 부위에 통증을 일으킨다. 이런 과정에서 요로감염, 콩팥이 늘어나는 수신증,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콩팥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

요로결석 원인을 찾기 위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돌의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요로결석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옥살산칼슘으로 된 결석으로 56~73%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요산 하나만으로 된 ‘단일 석’이거나 요산 또는 옥살산칼슘이 섞인 ‘혼합 석’이다.

그렇다면 옥살산을 적게 먹으면 요로결석 발생 위험을 낮추거나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옥살산은 흔히 먹는 시금치·양배추·견과류 등 식품에도 들어 있다. 그런데 이처럼 식품으로 섭취하는 옥살산은 거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보충제로 먹는 ‘어떤 물질’이 몸 안에서 옥살산으로 바뀌어 콩팥에서 걸러질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어떤 물질’이 비타민 C이다. 비타민 C는 물에 녹는 수용성이라 많이 먹어도 소변으로 대부분 배출되므로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타민 C가 몸 안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옥살산이 많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요로결석의 중요한 성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고용량 비타민 C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둘째, 되도록 싱겁게 먹어 소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을 줄여야 한다. 짜게 먹어 나트륨이 많이 배출될 때 칼슘도 함께 배출된다. 이 칼슘이 옥살산과 결합하면 요로결석의 주성분인 옥살산칼슘이 된다.

셋째, 혈중 요산 수치가 높으면 적합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요산도 요로결석의 주요 성분이다.

넷째, 물을 넉넉히 마셔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높고 물이 귀한 몽골·이란·페루 등에서 요로결석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지역을 ‘결석지대(stone belt)’라고도 한다.

다섯째,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소변이 산성화되기 쉽고, 이것이 요산을 뭉치게 해 결석을 만들기 쉽다. 과도한 육류 섭취로 인해 몸 안에서 증가한 요산은 통풍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요로결석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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