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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가슴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새가슴?

입력
2024.04.21 19:5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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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새가슴 교정 전후 컴퓨터단층촬영(CT) 모습(위쪽)과 흉부압박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새가슴 교정 전후 컴퓨터단층촬영(CT) 모습(위쪽)과 흉부압박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오목가슴과 새가슴 환자를 집중적으로 진료하면서 느끼는 건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목가슴인 줄 알고 필자를 찾아왔는데 실제론 새가슴이라고 하면 보호자들이 많이 놀란다. 착시 효과로 새가슴을 오목가슴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인데 특히 10세 이하 어린이에게서 종종 발견된다.

가슴이 정상보다 오목하게 들어간 오목가슴과 가슴이 정상보다 볼록 튀어나온 새가슴을 구분하는 데에는 ‘정상’이라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기준이 흔들리면 오목과 볼록의 혼란이 온다.

이런 혼란을 부추기는 것이 ‘늑연골 돌출(costal flare)’이다. 흉골 아래쪽 좌우 양옆에 있는 늑연골이 정상보다 볼록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어릴 때 복근이 발달하기 전에는 대부분 돌출돼 있다가 성장과 함께 복근이 발달하면서 서서히 들어간다.

흉부 X선 검사로 가슴을 옆으로 찍어보면 흉골 즉 앞가슴의 모양을 알 수 있다. 더 자세한 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봐야 하지만 흉부 X선 측면 검사와 진찰만으로 오목가슴·새가슴·늑연골 돌출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림 1. A 정상, B 오목가슴 , C 새가슴

그림 1. A 정상, B 오목가슴 , C 새가슴

오목가슴(그림 1. B)이면 흉골이 함몰되면서 폐·심장을 동시에 누르지만 폐 기능은 거의 정상이다. 하지만 심장 기능은 좀 달라진다. 안정 시에는 문제없지만 운동하거나 힘든 일할 때 심장박동이 빨라지면 심장 박출량이 충분하지 않아 빨리 지치고 지구력이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전흉벽이 납작하거나, 부분적으로 심하게 함몰됐거나, 비대칭으로 함몰됐거나, 특히 왼쪽으로 비대칭 함몰이라면 심장이 크게 눌리기 마련이므로 조기에 수술로 교정하는 게 좋다.

새가슴(그림 1. C)이라면 심장·폐가 눌리지 않기에 치료하지 않아도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새가슴인 어린이는 여름철에 얇은 옷을 입으면 너무 티가 나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수영장이나 대중목욕탕 등 웃옷을 벗었을 때 친구들에게서 지적을 받기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림 2. 상부 새가슴

그림 2. 상부 새가슴

전반적으로 볼록하거나, 상부 새가슴, 하부 새가슴, 부분 돌출 새가슴, 비대칭 새가슴일 때, 특히 상부 및 부분 돌출 새가슴이라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이 중 상부 새가슴이라면 아래는 정상이지만 상대적으로 오목해 보인다(그림 2). 흉부압박보조기로 대부분 치료된다.

그림 3. 늑연골 돌출

그림 3. 늑연골 돌출

늑연골 돌출(그림 3)은 최근 치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전에는 건강에 문제없다고 넘어갔지만 몸에 붙는 옷을 입을 때 돌출돼 보이는 게 보기 싫어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더 민감한데 누웠을 때 가슴보다 늑연골 돌출이 더 튀어나와 보이면 심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늑연골 돌출 치료는 하지 않고 가슴 확대 수술로 콤플렉스를 가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늑연골 돌출이 압박으로 들어갔다면 흉부압박보조기 치료가 효과 있고, 아주 심하면 늑연골 절제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가슴 모양 이상인 흉벽 기형이 다양하고 착시 효과로 오목가슴과 새가슴 진단이 달라질 수 있다. 스스로 진단하기보다 가까운 흉부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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