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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갈등'으로 번진 의사 파업 사태... "툭하면 휴학" vs "얘기 들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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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갈등'으로 번진 의사 파업 사태... "툭하면 휴학" vs "얘기 들어봤나"

입력
2024.02.27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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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집단휴학 두고 집단 갈등 증폭
非의대생 "평소에도 특권의식에 화나"
의대생 "'의주빈' 매도, 자괴감만 들어"
대학 측 "휴학 요건 검토해 조치할 것"

23일 서울의 한 의대 강의실 앞 사물함에 실습용 가운과 토시가 걸려 있다. 뉴시스

23일 서울의 한 의대 강의실 앞 사물함에 실습용 가운과 토시가 걸려 있다. 뉴시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됐다. 하지만 의료계의 투쟁 불씨는 외려 활활 타오르는 분위기다. 의대생들도 휴학계 제출, 수업거부 등으로 힘을 보태면서 예기치 않은 분란을 낳고 있다. 개강을 앞둔 대학가에선 이번 사태를 두고 ‘의대생 대 비(非)의대생’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학내 갈등 조짐이 뚜렷하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37개 대학 의대생 1만8,793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전국 의대생 65.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제대 의대생 346명이 휴학계를 철회하는 등 집단행동이 잦아든 학교도 있지만, 여전히 11개교에서 수업거부가 이뤄졌다. 대학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의대생을 배제한 탁상공론을 중단하고 재논의를 요구한다"며 증원 반대 입장을 거두지 않았다.

의대생 휴학을 놓고 대학사회는 철저히 양분됐다. 비의대생들은 휴학 결정이 잘못됐다고 직격한다. 고려대 3학년 이모(25)씨는 "생명을 담보로 한 집단행동에 가담한 자체가 문제"라며 "불리할 때마다 휴학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대생의 특권의식에 분노가 치민다"고 비판했다. 경희대에 다니는 A씨도 "1학년 때 의대생들이 조별 과제에 참여하지 않아 피해를 본 적이 있다"면서 "다른 학생들이 휴학에 불편한 감정을 쏟아내는 것도 그간 쌓인 불만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들은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지방 의대에 다니는 본과 1학년 B(27)씨는 "우리 말에 귀 기울이면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며 "알면 알수록 복잡한 의료체계의 본질은 외면한 채, 시쳇말로 '의주빈'이라고 매도만 하니 자괴감이 들고 기운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의주빈은 의사를 성(性)착취 영상을 제작·배포한 성범죄자 조주빈에 빗대 힐난하는 용어다. 서울 소재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C(27)씨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안이 절대적이라는 여론이 팽배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21일 오후 서울의 한 의대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21일 오후 서울의 한 의대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개강 후 학내 갈등이 더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학교에서 혐오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겠다는 성토가 적지 않다.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개강하고 의대생들은 돕바(학과가 표시된 롱패딩)나 과잠(학과 점퍼) 입지 마라"며 "나중에 환자들한테 패악질할 생각을 하니 어지럽다"는 글이 게시됐다. 또 다른 이용자도 "(의대생) 학교에서 보이기만 해봐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대학들은 이번 주 안에 의대생들의 휴학 요건을 검토할 예정이다. 만약 휴학계가 반려되면 의대생 대다수가 수업 거부 방식으로 집단행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을 경우 유급돼 의대생 입장에선 수업 거부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휴학계 처리 방안보다 집단행동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논의하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김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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