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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근 불출마 시점'까지 지목한 이재명, 공천 컷오프 직접 총대 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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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근 불출마 시점'까지 지목한 이재명, 공천 컷오프 직접 총대 멨다

입력
2024.02.13 18:30
수정
2024.02.13 21:5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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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3선 인재근 만나 불출마 논의
전직 5선 이종걸, 재선 문학진에 불출마 권유
"올드보이 청산" 의지 강조하지만
친명계는 보이지 않아 갈등 확산 우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한 후 귀성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한 후 귀성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전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일이 당내 전·현직 중진급 인사들과 접촉해 불출마를 설득하면서다. 현역 의원만 164명으로 몸집이 큰 탓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서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은 이 대표의 설득 대상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아 공정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불출마 수용 인재근, 유은혜 추천 거부한 李

13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3선 인재근(서울 도봉갑) 의원을 만나 총선 출마 거취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인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대표와의 면담을 잡아달라고 먼저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인 의원 요청에 따라 마련된 자리지만, 이 대표도 구체적인 시점까지 지목하면서 불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 의원이 후임으로 남편인 김근태 전 의원이 주도한 '경제민주화와평화통일을위한국민연대'(민평련) 계열의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추천했지만, 이 대표는 "김남근 변호사를 생각하고 있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민주당은 "인 의원이 (이 대표에게) 22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16~20대까지 경기 안양만안에서 5선을 지내고 이번에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이종걸 전 의원에게도 불출마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이 전 의원의 연락에 이 대표는 "이 전 의원님이 제일 뒤처지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많이 뒤처진다. 곽상언 변호사가 단수 공천된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이 전 의원은 본보에 "제일 뒤처진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불출마를 권유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에는 경기 하남에서 17, 18대 의원을 지낸 문학진 전 의원에게도 "1위 후보와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며 경기 광주을 출마 포기를 권유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진급 후보자들에게 새로운 후배들의 정치 입문 길을 터 달라는 당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 쇄신 의지가 강하고, 소위 말하는 올드보이 청산에 대한 의지도 있다"며 "그런 의지가 실행에 옮겨진 걸로 보인다"고 했다.

문학진 "친명 꽂으려고 (여론조사) 조작했다" 주장

당대표가 공천 과정의 전면에 나서는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선거 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대표가 공천에 개입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공천관리위원회와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잡음도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실제 문학진 전 의원은 이날 지역구 경쟁자가 이 대표와 가까운 친명계 원외그룹 '더민주혁신회의'에 소속된 점을 강조하며 "이 대표가 친명 원외를 꽂으려고 (여론조사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공천 탈락 인사들 중 전·현직 중진 등 소위 '올드보이' 설득에 먼저 나선 모양새지만, 아직 친명계 인사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정성 시비도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의 한 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용퇴를 얘기하려면 본인 수족부터 거취 문제를 해결하고 가는 게 맞다"며 "친명, 비명(비이재명계)이 없는 줄 알았더니 이번 공천 과정을 보니까 명백하게 있다"고 주장했다. 당장 친명계에서도 5선 조정식 사무총장이나 안민석 의원 등 중진급이 적지 않다. 이들의 거취에 따라서 이 대표의 진정성이 판가름 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태경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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