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군사정찰위성’은 명칭과는 달리 사실상 군사적으로 사용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리 군이 이달 30일 발사하는 ‘425사업’ 1호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이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는 것과 차이가 크다.
425사업을 통해 발사할 우리 위성의 해상도는 0.3~0.5m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가로·세로 30㎝ 크기 물체가 점(pixel) 하나로 찍힐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는 의미다. ‘서브 미터(sub meter)’로 불리는데 가로·세로 1m보다 작은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이미 민간 용도로 운용하고 있는 아리랑 위성 3A호는 55㎝급,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50㎝급 해상도로 알려져 있다. 약 500㎞ 고도에서 지상의 차량 식별이 가능한 수준이다.
북한의 위성은 능력이 공개된 바 없다. 그래서 가늠하긴 어렵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우리 민간 위성보다도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 양국 전문가는 지난 5월 31일 북한의 첫 발사 당시 서해에 추락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위성체에 달린 카메라를 비롯한 광학 장비와 부품, 광학 카메라가 들어간 경통 등을 인양해 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의 인공위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국가정보원은 “길이 1.3m, 무게 300㎏급으로 해상도가 최대 1m 내외인 초보적 정찰 임무 정도만 가능한 소형 저궤도 지구관측 위성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예고한 21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위성체에 대해 “5월(1차 발사)에는 일부 인양했고, 8월에는 파편으로 쪼개져 인양한 것이 없다”면서 “자세히 말하기는 제한되나 정찰위성은 해상도가 1m 이상 돼야 하는데 (북한의 위성은) 그 정도에는 한참 못 미쳤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앞서 5월과 8월 발사한 만리경 1호를 지난해 12월 발사한 해상도 20m 수준의 위성 시험품과 유사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위성 시험품이 만리경-1호의 프로토타입(시험 제작 원형)으로 보이는 만큼, 러시아가 위성체를 제공하지 않아 만리경-1호와 유사한 제품을 계속 사용해온 상황이라면 최근 1년 사이에 뚜렷한 기술적 진보를 거두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공개한 서울 시내 위성사진 또한 일반 상업용 위성 성능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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