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전략핵·정찰위성 3축 플랫폼 마련
한미군사 동향부터 타격 능력까지 확보
기술적 보완 부분 따라 북러 기술협력 실체 드러날 듯
북한은 올해에만 5월과 8월, 11월까지 세 차례 군사정찰위성을 쐈다. 심지어 앞서 두 차례 실패과정에서 발사 당일 곧바로 추가 발사를 예고하며 광적으로 집착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왜 이토록 정찰위성 확보에 목을 맨 것일까.
정찰위성, 핵보유국 지위 완성의 종착점
정찰위성은 전술핵, 전략핵에 이어 북한판 '3축 체계'의 마지막 퍼즐로 꼽혀왔다. 중국이 일찍이 핵무력 완성의 척도로 전술핵과 전략핵, 정찰위성을 뜻하는 '양탄일성'(兩彈一星·두 개의 탄과 하나의 별)을 강조했을 정도다. 핵전력을 갖춰도 정찰위성이 없다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무기를 발사하기 위해서는 '눈'을 가져야 한다"며 "정찰위성이 있어야 핵보유 국가의 위상을 갖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저궤도 정찰위성에 일정 해상도 이상의 카메라 장비를 장착하면 한반도 주변의 군사장비와 부대 위치, 활동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위성 발사에 성공하게 되면 적을 인지하고 타기팅하는 데 있어서 역량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도 "위성은 상대의 군사기지, 무기체계, 군사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미사일을 운용할 때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제8차 당대회서 군사강국 공언…정찰위성만 성과 없어
정찰위성은 북한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핵추진잠수함과 더불어 북한이 개발과 전력화의 문턱을 넘지 못한 무기체계다. 김 위원장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핵·미사일 능력 강화를 위한 전략무기 개발을 최우선 과업으로 제시하면서 △초대형 핵탄두 △고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무기 △핵잠수함과 함께 △군사정찰위성을 우선 추진 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앞서 두 차례 발사에서 모두 실패하며 김 위원장 체면을 구겼다.
탈북민 출신 북한 군사전문가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정찰통신위성을 보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며 "한국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상황에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연달아 실패해 고심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1월 중 발사를 예고한 것은 우리 인공위성 발사보다 빨리 하겠다는 경쟁적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집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6월 발간한 '한미 핵확장억제 전략 강화에 대한 대응과 전망' 보고서에서 "한미 정상의 4월 워싱턴 선언 이후 북한의 첫 번째 대응은 군사정찰위성 발사였다"면서 "북한의 핵전략이 미국을 겨냥한 핵억제력 확보인 만큼,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ICBM 기술을 대외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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