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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혁신은 尹, 李에서 시작돼야

입력
2023.11.16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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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이준희한국일보 고문


구태정치 청산 않고는 국가미래 없다
극단적 인물정치서 ’당만 혁신‘ 무의미
윤석열 이재명 두 보스의 결단이 혁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 5부 요인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 5부 요인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먼저 출범한 민주당 혁신위원회는 제 명도 못 채우고 간판을 내렸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아슬아슬하게 난항 중이다. 여기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우리 정치체제에서 혁신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개념이다. 두 혁신위는 다 선거패배가 계기였다. 돈봉투, 코인거래 같은 도덕성 문제는 부차적이다. 민주당 혁신위는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에 대한 솔직한 복기가 전제였다. 강서구보선 패배에 따른 국민의힘 혁신위의 동기와 목표도 같다. 물론 코앞 총선이 아니라면 이런 호들갑조차 없었을 것이다.

양대 정당의 혁신위가 갖는 본질적 한계는 뻔하다. 공천권을 포함해 극단적으로 권력 집중적인 우리의 인물정치 구조에서 거수기 정당의 혁신이 무슨 의미가 있나. 백날 혁신을 논해봐야 보스의 뜻을 거스르는 방안은 낼 수도, 채택될 수도 없다.

처음부터 친명 눈총을 받았던 김은경 혁신위가 먼저 내놓은 안은 이재명 대표를 불편하게 했을 불체포특권 포기였다. 결국 친명계 반발에 밀려 ‘정당한 영장청구’란 피신처와 함께 ‘체포동의안 기명표결’이라는 반대파 압박책으로 명분을 꺾었다. 이후 민주당의 당대표 결사수호 행태는 보스 의사에 반하는 혁신 시도가 얼마나 허망한지를 확인시켜준다. 이외에 기억나는 건 친명계에 유리한 전당대회 대의원 권한 축소 정도다. 혁신위로 이재명 체제만 더 공고해졌다.

인요한 혁신위는 그나마 좀 나아 보이긴 하다. 친윤을 겨냥해 험지출마 등의 희생을 요구하고, 이준석 유승민 등과의 통합을 말하는 건 확실히 예상을 넘는다. “소신껏 거침없이 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호가 사실이라면 김은경 혁신위보다는 나은 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이게 혁신의 충분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전술했듯 우리의 인물정치구조에서 핵심은 정파의 수장이다. 대선과 지선에서 민주당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이 대표다. 정권이 초라한 지지율에 허덕이는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라든 윤 대통령에 있다. 이 둘이 스스로의 책임과 한계를 새삼 통감하고 앞장서 변화의 책임을 떠맡지 않는 한 우리 정치에 혁신은 없다. 정당의 개혁은 그 종속변수다. 정치변화와 발전의 가장 큰 장애가 윤 대통령, 이 대표라는 뜻이다.

어쨌든 이 대표의 변화부터 기대하기 어렵다. 생존이 급하기 때문이다. 사법리스크에서 자신을 지키는 친명체제 약화의 위험을 감당할 이유가 없다. 오래전부터 낡디낡은 586정치인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번에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구조상 586의 청산은 정치인 이재명의 청산으로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의 용단 외엔 길이 없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당내 기반이 없던 터라 어떻게든 제 사람을 깔아 둬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 힘들다(인사에서 매양 실패하는 원인일 것이다). 낮은 윤 지지율의 원인은 정책보다는 그런 난맥 인사와 불공정, 독선, 불통 등이다. 벌써부터 윤핵관 등의 이탈조짐이 보이나 본안은 아니다. 늘 강조했듯 대통령 지지율이 곧 당 장악력이다. 관건은 스스로의 혁신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느냐다. 혁신은 말 그대로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이게 과연 가능할까.

내년 총선의 시대적 의미는 낡은 정치의 청산이다. 그럼으로써 쇠락하는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확실하게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지금의 정치행태로는 턱도 없다. 선거행위는 평가이자 희망의 투사다. 평가는 거론할 것도 아니거니와 지금으로선 차마 희망도 말하기 힘들다. ‘알량한‘ 여의도 정치게임을 떠나 국가사회를 위한 두 수장의 결단, 그게 유일한 진짜 혁신이다.

이준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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