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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요새 장악" 이스라엘군, 파죽지세 진격... 물밑 인질 협상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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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요새 장악" 이스라엘군, 파죽지세 진격... 물밑 인질 협상 '안갯속'

입력
2023.11.09 2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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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시티 시가전 하루 만에 "하마스 통제력 상실"
이, 가자 북부에 외신기자 불러 모아 성과 과시도
가자 주민 5만 명 피란 떠나... "걸어서 대피 시작"
유엔 사무총장 "이스라엘군 작전 잘못됐다" 직격
NYT "인질 50명 석방 협상, 지상전 개시로 결렬"

8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시가전을 벌이던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한 주민이 가재도구를 챙겨 대피하고 있다. 가자시티=AP 뉴시스

8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시가전을 벌이던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한 주민이 가재도구를 챙겨 대피하고 있다. 가자시티=AP 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서 시가전을 개시한 이스라엘군이 파죽지세로 진격하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를 몰아냈고, 지하 터널 130여 곳을 파괴했다. 난민촌 인근의 하마스 요새를 장악하기도 했다.

카타르 중재하에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10여 명의 석방 협상도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임시 휴전'이 조건인데,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없이 휴전은 없다"며 공격을 멈출 기미가 없는 탓이다.

이스라엘군 "터널 갱도 130여 곳 파괴"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수석대변인은 이날 "하마스는 통제력을 잃었다.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통제력을 계속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가자시티를 완전 포위한 뒤 7일 시가전을 공식 개시한 지 하루 만이다. IDF는 9일에도 "하마스 대원들과 10시간의 교전 끝에 '전초기자 17'로 불리는 하마스의 요새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 인근에 있는 요새였다는 게 IDF의 설명이다.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IDF가 하마스의 지하 터널 갱도 130여 곳을 발견해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지하 터널은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 지역에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학교 주변, 나할 보병여단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점령한 하마스 훈련소, 심지어 유치원 인근 등에서도 발견됐다.


이스라엘군이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가자=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가자=신화 연합뉴스

IDF는 가자지구 북부에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 기자들을 불러들여 지상전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다. 8일 소수의 외신기자가 1시간 30분 남짓 가자지구 북부를 취재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다. 취재 안내를 맡은 이스라엘 육군 401여단의 부사령관은 "하마스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전쟁은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가자지구 북부는 폐허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 가자지구 북부 전체 건물 중 3분의 1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군의 소개령에도 집을 지켰던 주민 약 5만 명은 결국 피란을 떠났다. 영국 가디언은 "최소한의 소지품만 챙긴 채 걸어서 대피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휴전 조건, 인질 협상"… 네타냐후 "근거 없는 소문"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 여론은 더 악화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8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사망한 민간인 수를 볼 때 분명히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다"고 직격했다. 하마스를 향해서도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것도 (국제법) 위반 행위"라고 비판했지만, 무게 중심은 이스라엘의 잔혹성에 쏠려 있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기준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1만569명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국제구조위원회(IRC) 총재는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소 5일간 인도주의적 휴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 측과의 인질 석방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8일 AFP·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3일간 인도적 교전 중단 조건으로 미국인 6명을 포함해 인질 12명을 풀어 주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고 AFP에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맨 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시티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한 7일 이스라엘 남부 체엘림의 육군기지를 찾아 한 군인과 악수하고 있다. 체엘림=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맨 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시티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한 7일 이스라엘 남부 체엘림의 육군기지를 찾아 한 군인과 악수하고 있다. 체엘림=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TOI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도처에서 들린다"며 "한 가지 분명한 건 인질 석방 없이 휴전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악시오스도 7일 "10~15명의 인질 석방을 위해 사흘간 교전을 중단하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네타냐후 총리가 거부했다"고 전했다.

한때 카타르 중재로 하마스가 최대 50명의 인질을 풀어주는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 개시로 결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NYT는 "이스라엘이 지상 작전 개시와 함께 통신까지 끊으면서 카타르 도하의 하마스 정치 지도부와 가자지구 내 군 사령부 간 소통이 차질을 빚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교착 상태에 빠진 인질 협상이 재개되긴 했지만, 조속한 석방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권영은 기자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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