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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 늘어나지만 문제학생 생기면 '특수반' 책임 [벼랑 끝 특수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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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 늘어나지만 문제학생 생기면 '특수반' 책임 [벼랑 끝 특수교사]

입력
2023.08.04 10: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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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 도전행동 처리할 시스템 없어
'주호민 사건'처럼 특수교사-학부모 문제로
교사 개인 아닌 학교 차원 대응체계 필요
일반교사도 '생활지도·특수교육' 확대해야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을 가르쳤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주호민 SNS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을 가르쳤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주호민 SNS

일반학교에서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은 2019년 6만6,499명에서 2023년 8만467명으로 4년 새 20% 이상 늘었다. 특수학교에 가야 할 만큼 중증이 아니라면, 장애 학생을 비장애 학생과 함께 교육해 잠재력을 최대한 길러주자는 통합교육 기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장애를 보완해줄 제도가 덜 갖춰진 가운데 통합교육이 확대되면서 장애 학생의 도전행동(문제행동)과 이로 인한 교권침해가 교육계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웹툰 작가 주호민씨 자녀 사례 등에서 즉각 주목받은 건 특수교사와 학부모의 불신과 갈등이지만, 근본적 문제는 통합교육에 대한 미진한 지원과 도전행동 대응 시스템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실' 아닌 '격리공간' 취급받는 특수학급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은 장애 학생의 특성을 감안해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할 곳이지만, 상당수 학교에서는 장애 학생이 일반학급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때 징계·격리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개별화교육지원팀(보호자, 특수교사, 일반교사, 진로교사 등으로 구성)이 장애 학생의 학습 수준을 파악해 교육 방법을 설계하면, 학생은 통합학급과 특수학급을 오가며 학습한다는 통합교육 취지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장애 학생이라도 학칙을 어겼거나 폭력적 행위를 했다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나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교정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도전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을 꾀할 만한 시스템이 미비하다 보니 그 역할을 특수학급이 떠안는 모양새다. 특수학급이 결국 장애 학생만을 수용하는 전일제 분리교육 장소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통합학급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특수학급에 떠맡겨지면서 특수교사와 학부모의 충돌로 비화하는 일이 흔하다. 주호민씨 자녀도 통합학급에서 다른 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한 후 2주간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는 '분리조치'를 받았고, 이후 특수교사의 발언을 문제 삼아 주씨 부부가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10년 차 특수교사인 김모씨는 "통합학급 학생들의 수업권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특수학급으로의 분리가 이뤄지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특수아는 특수(학급·교사)가 한다'는 식으로 수업이 운영된다"고 말했다. 조경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교육국장은 "특수교사도 수업시수가 정해져 있고 특수학급에서도 매시간 다른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며 "특수교사가 (통합학급에서 온 학생을) 마땅히 지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인데, 문제가 교사와 학부모 간 갈등으로만 비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특수교사노조는 3일 교육부와의 간담회에서 △징계로서의 전일제 특수학급 운영 및 특수학급 분리 금지 △도전행동 시 즉각 분리와 행동중재전문가 확충 △도전행동 시 교사가 바로 호출할 수 있는 대응팀 구성 △'특수' '장애'는 모두 특수교사 업무라는 교육청의 인식 변화 등을 요구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미국은 'PBS'로 함께 대응... 한국에선 특수학교만 적용

우리나라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올해 비율이 1.7%인 데 비해 미국(2019년 9.2%) 등 주요국은 5~10%에 이른다. 특히 우리나라는 특수교육 대상자 가운데 정서·행동장애(1.7%), 학습장애(0.9%) 비율이 낮다. 미국만 해도 특수교육 대상의 38.2%가 학습장애 학생이다. 폭언, 폭행을 포함한 도전행동이 특수학급 학생에 국한될 리 없을 텐데 우리는 대비가 한참 부족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학생의 도전행동에 감내하는 시스템을 교사 개인이 아니라 학교 차원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학교들이 채택하고 있는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PBS)이 대표적 참고 사례다. PBS는 ①'복도에선 뛰지 않는다' '수업시간엔 자리에 앉는다' 등 기대행동을 정하고 이를 지키면 보상을 주는 '보편적 지원' ②타인과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역할극 등으로 익히는 '사회정서학습' ③그럼에도 문제행동이 발생하면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기능분석)한 뒤 대응하는 3단계로 구성된다. 특히 기능분석은 법적 의무사항이다. 문제행동을 징벌하기 앞서 원인을 반드시 따지라는 얘기다.

문제행동이 발생하면 옆 반이나 교무실에 도움을 청하는 등의 학생 행동 요령을 사전에 약속하고 연습하는 것도 PBS에 포함된다. 한국통합교육학회장인 김수연 경인교대 특수통합교육과 교수는 "사건이 일단 일어나면 학교 전체가 나서서 생활지도를 하고 문제행동 원인을 파악해 처치해야 한다"며 "예방을 위해 PBS를 도입하되, 교사들에게 추가 업무 부담을 주지 않도록 기존 시스템을 전부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PBS를 운영하는 학교는 대부분 특수학교로, 일반학교로의 확산은 더디다. 서울의 경우도 올해 PBS 운영 학교 31곳 가운데 28곳이 특수학교다. 일반학교 3곳(초등학교 1, 중학교 2)도 올해 1학기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통합학급에서도 언제든 도전행동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일반교사의 대처 능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 과제다. 그럼에도 현행 초등교사 양성 과정은 생활지도 및 상담, 특수교육학개론을 2학점씩 이수하도록 할 뿐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사들이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는 아동 문제행동 지도처럼 학급 경영에 관한 것"이라며 "지금의 교대 교육과정은 통합학급 담임을 맡았을 때 갖춰야 할 역량을 기르기에는 부실한 만큼 관련 내용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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