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교부 이번엔 '망자' 상대로... 전주지법도 강제동원 배상금 공탁 불허
알림

외교부 이번엔 '망자' 상대로... 전주지법도 강제동원 배상금 공탁 불허

입력
2023.07.05 17:00
수정
2023.07.05 20:53
5면
0 0

故 박해옥 할머니 대상 공탁 불수리
민법상 고인 대상 공탁은 성립 안 해
수원지법, 유족 2명 대상 공탁도 불허
현재 불수리 총 4건... 이의신청도 기각

역사정의평화행동 회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지급 예정 배상금 공탁 결정 규탄집회를 마친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외교부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역사정의평화행동 회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지급 예정 배상금 공탁 결정 규탄집회를 마친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외교부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전주지법이 5일 '제3자 변제' 해법을 거부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배상금을 관할 법원에 맡기려는 정부의 공탁 신청에 대해 불수리 결정을 내렸다. 전날 광주지법에 이어 두 번째로, 이번엔 망자(亡者)를 대상으로 공탁한 것이 문제가 됐다. 또 수원지법이 이날 피해자 유족 2명에 대한 공탁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불수리된 건만 4명에 이른다. 외교부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재단)이 기본 요건도 갖추지 않은 채 피해자 의사에 반해 무리하게 공탁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전주지법은 이날 강제동원 피해자인 고(故) 박해옥 할머니를 대상으로 재단이 신청한 공탁을 불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민법상 고인인 박 할머니에 대한 공탁은 성립하지 않는다. 전주지법은 재단 측에 상속인을 유족 등으로 보정하라고 권고했지만 기한(4일) 내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박 할머니는 일본 피고기업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피해자 15명 가운데 1명으로, 정부가 올 3월 발표한 ‘3자 변제’(일본 피고기업 대신 한국 재단이 배상) 해법을 거부한 4명(생존 2명) 중 1명이다. 지난해 2월 별세한 고인의 뜻을 받들어 유족이 정부의 해법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전주지법의 불수리 결정과 관련해 "돌아가신 피해자 본인에 대한 공탁 신청에 대해 불가피하게 상속관계 사항을 정리하지 못해 형식상 불수리된 것"이라며 "제3자 변제 법리로 인해 불수리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광주지법이 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공탁 건과 관련 '당사자 의사에 반해 채무를 변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수리한 것과 이번 건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외교부는 지난 3일 "3자도 변제 공탁이 가능하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며 공탁 절차에 착수했지만, 잇단 법원의 제동으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특히 전주지법 건은 공탁의 기본 요건마저 갖추지 못해 불허됐다. '한일관계 개선과 맞물려 일본 피고기업의 채무를 하루빨리 면해주기 위해 공탁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재단이 공탁 절차를 밟으면 피고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 등의 채무는 사라진다. 외교부는 이날 "현재 고인에 대한 공탁 신청을 통해 파악한 상속인들에 대해 별도로 공탁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원지법 공탁관도 재단이 신청한 피해자 유족 2명에 대한 공탁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탁 대상자는 박 할머니와 또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인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 자녀다. 이번에도 유족이 제3자 변제안에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시한 점이 고려됐다. 또한 정부가 전날 광주지법의 불수리 결정(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공탁)에 반발해 낸 이의 신청도 기각됐다.


정승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