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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전세사기 피해자 146명... 절반은 세종청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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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전세사기 피해자 146명... 절반은 세종청사 공무원

입력
2023.06.13 21:00
수정
2023.06.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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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주택여왕' 보유 주택 900여 채"
보증금 못 받은 피해자 대부분 '청년'
주택여왕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세종시 나성동 아파트 단지 풍경.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한국일보 자료사진

세종시 나성동 아파트 단지 풍경.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한국일보 자료사진

세종시 전세사기 혐의를 받는 소위 ‘주택여왕’과 가족이 보유한 주택이 900채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세입자는 140여 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절반이 공무원으로 확인됐다.

세종경찰청은 13일 “부동산법인 대표 A씨와 그의 가족, 법인사무소ㆍ협력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등 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A씨 보유 주택은 800여 채, 그의 남편이 보유한 주택은 100여 채로 파악됐다”며 “이날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46명”이라고 밝혔다. 세종시에 신고된 30채 이상 임대사업자 전체 주택은 6,300여 채다.

피해자들은 A씨와 가족 명의로 된 아파트,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에 전세로 거주하다 계약 만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세입자들에게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와야 돈을 내줄 수 있다’며 보증금 반환을 미뤘다”며 “피해자 146명 대부분이 20~30대 청년이고, 그중 절반은 정부세종청사 등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확인된 A씨와 그의 가족 보유 주택 수는 지난달 사건 초기 알려진 것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A씨는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주택여왕’”이라며 “나성동과 도담동 등 교통이 편리한 BRT노선 주변 부동산을 집중 매입해 세를 놓았지만,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들 명의의 부동산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에 압박을 느낀 A씨는 최근 보유 주택을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경찰이 신속한 수사로 압박한 덕분인지, A씨가 보유 주택을 대거 매물로 내놨다”며 “다른 지역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세입자는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4월 A씨의 부동산 거래에서 이상 징후를 감지한 국토교통부에서 수사 의뢰를 받은 직후 관련자들을 출국 금지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해 왔다.

A씨 등 8명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나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자는 없는지 철저하게 수사해 사건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사건 직후 세종시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제공한 대출 지원은 2명에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모두 14명이 전세사기 피해사실 확인서와 함께 대출지원 신청서를 냈지만 그중 2명에게 대출이 이뤄졌다”며 “세종시가 준비한 ‘긴급 주거 주택’을 이용한 피해자는 없다”고 말했다.

세종=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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