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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라덕연 일당, 2000회 걸쳐 투자 수익 수수료 1321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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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라덕연 일당, 2000회 걸쳐 투자 수익 수수료 1321억 챙겨"

입력
2023.05.12 18:00
수정
2023.05.12 21:4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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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 일당 구속영장 살펴보니]
일당 명의 골프장서 광고료 명목 등으로 수수료
모친 식당 6000만원 '카드깡' 후 정상 매출 꾸며
투자자 집 근처서 거래, 치밀한 시세조종 정황
라덕연 측근 2명도 "증거인멸 우려" 영장 발부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42‧구속)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일당이 투자자들로부터 2,000여 회에 걸쳐 투자 수익 수수료 명목으로 1,321억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골프연습장 등 자신들 소유 법인의 회원권 및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범죄수익을 은닉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라 대표 측근인 프로골퍼 출신 안모(33)씨의 검찰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자들로부터 2020년 7월 28일부터 올 4월 20일까지 골프연습장 및 승마 리조트 등 법인계좌를 통해 2,061회에 걸쳐 1,321억 원을 입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라 대표 모친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6,361만 원을 ‘카드깡’ 수법으로 결제한 뒤 정상적인 매출인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라덕연 일당’은 무등록 투자일임업 수수료로 지급받은 돈을 회원권 판매 대금이나 광고, 경영컨설팅 등 용역 제공 대가인 것처럼 꾸며 회계처리 및 세무신고한 뒤 이 돈을 법인의 정상적인 비용 지출인 것처럼 인출해 사용했다. 검찰은 이들이 투자수익금의 절반을 수수료로 받았다는 점에서, 시세조종으로 인한 부당이득이 수수료 총액의 두 배인 2,642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금융당국 감시를 피하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시세조종을 해 온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은 △보유 부동산 가치가 상당하고 △자본잠식 우려가 없으며 △일일 총 거래대금이 20억~40억 원 규모인 상장기업 주식을 투자 종목으로 정하고, 투자자들 명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정으로 이 종목들을 최대한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호가를 한 단계씩 올리면서 매수 주문을 내고 매도 물량을 소진하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주식을 살 때는 이상거래로 의심받지 않도록 투자자 주소지나 사무실 인근으로 이동해 투자자 명의 선불 휴대폰으로 ‘계좌당 호가 관여율’이 1% 미만이 되도록 거래했다. 호가 관여율은 전체 주문수량에서 시세조종으로 의심되는 주문수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이 비율이 높으면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지난달 말 주가가 폭락하자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영장에 적시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의 사무실을 정리하고, 주식매매 등 중요 증거자료가 저장돼 있는 휴대폰과 컴퓨터 등을 명의자에게 돌려주거나 빼돌려 은닉했다. 안씨 증권계좌에 남아 있던 범죄수익을 인출해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하려고 한 흔적도 발견됐다.

검찰은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이날 고소득 의사들을 투자자로 끌어들인 것으로 의심되는 현직 병원장 주모씨의 성동구 자택과 노원구 재활의학과 병원을 압수수색해 관련 기록을 확보했다.

전날 구속된 라 대표에 이어 라 대표 핵심 측근으로 지목된 변모(40)씨와 안씨도 이날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를 받는 변씨와 안씨에 대해 “도주 가능성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변씨는 라 대표를 직접 보좌하며 투자자 모집 및 수익금 정산 업무를 총괄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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