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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십 1위 국가는 미국 아닌 독일

입력
2023.05.11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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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구촌에서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긍정 여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한국인 상당수가 미국을 생각하겠지만, 사실이 아니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아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리더십에 대한 국제 사회의 긍정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는 독일(46%·중앙값 기준)로 미국(41%)보다 5%포인트나 높았다.

갤럽은 10일 내놓은 '세계 지도력 보고서'(Rating World Leaders)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2년 차인 지난해 국제사회의 미국 리더십에 대한 긍정 비율은 전년(45%)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악명 높았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비로 2021년 초반 바이든 행정부의 긍정 비율은 한때 50%까지 상승했으나, 최악의 혼란을 초래한 아프간 철군 직후 46%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2022년 내내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한편 독일의 국제사회 리더십에 대한 긍정 비율도 하락(50% → 46%)했으나, 미국보다는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중국과 러시아의 리더십에 대한 긍정 수준도 하락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러시아 리더십은 33%에서 21%로 급락했다. 중국 리더십은 30%에서 28%로 내려갔다.

그래픽=신동준기자

그래픽=신동준기자

미국, 독일 리더십에 대한 긍정 비율은 지역별로 차이를 드러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독일 리더십에 대한 긍정 비율이 미국보다 높은 반면,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았다. 유럽에서 독일 리더십의 긍정 비율은 56%에 달했는데, 이는 미국(39%)보다 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아시아에서도 독일 리더십(39%)이 미국(35%)보다 소폭 높았다.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미국 리더십 긍정비율이 각각 36%와 59%를 나타냈다.

그래픽=신동준기자

그래픽=신동준기자

중국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유럽(16%)과 아시아(28%)에서는 미국이나 독일에 비해 큰 폭의 열세를 보였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긍정비율이 52%에 달해 미국과의 격차가 7%포인트에 불과했다. 중국이 아프리카 지역에 대대적 원조를 보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번 조사는 갤럽이 전 세계 137개국의 15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미국 리더십에 대한 국가별 수치는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대한 체감도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지역에서는 미국에 대한 긍정비율이 높아진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소폭 하락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예컨대 동유럽의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는 긍정비율이 각각 30%포인트와 29%포인트까지 상승했지만, 서유럽 네덜란드에서는 오히려 21%포인트나 감소했다.

그래픽=신동준기자

그래픽=신동준기자

아시아에서도 한국(13%포인트 하락)과 호주(18%포인트 하락), 필리핀(9%포인트 하락) 등에서는 미국 리더십에 대한 긍정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스라엘(15%포인트 상승)과 베트남(14%포인트 상승) 등에서는 상승했다. 갤럽은 특정 국가의 긍정비율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의 미국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 것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경향이 강해진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한편 갤럽은 "미국과 독일 리더십이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조사에서 더욱 의미 있는 것은 러시아의 국제적 평판이 지구촌 전역에서 하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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