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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 20억원으로 출발…강제동원 피고기업 참여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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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 20억원으로 출발…강제동원 피고기업 참여는 불투명

입력
2023.03.16 19:5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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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게이단렌 각각 기금 조성키로
"기금으로 공동과제 연구하고 청년 교류"
한국·일본 개별 기업 참여는 추후 유도

김병준(왼쪽)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이 16일 오후 도쿄의 게이단렌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미래 파트너십 기금' 창설을 발표하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김병준(왼쪽)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이 16일 오후 도쿄의 게이단렌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미래 파트너십 기금' 창설을 발표하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한국과 일본의 재계 대표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16일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 창설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날 도쿄에서 회담한 것을 계기로 양국 경제계가 합의한 것으로, 한국 정부가 이달 6일 내놓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징용)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 격이다.

전경련은 10억 원을, 게이단렌은 1억 엔(약 9억8,754원)을 출연해 각각 기금을 설립한 뒤 양국 기업들의 추가 출연을 유도할 것이라고 양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강제동원 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일본 피고 기업들은 기금 참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요구한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에는 미달한다는 시각이 많다.

전경련 10억원, 게이단렌 1억엔으로 각각 기금 설립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선언’을 발표했다. 양측은 “이번 기회에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위한 길을 확고히 하기 위해 공동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했다.

전경련은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게이단렌은 ‘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만들고 양측 회장이 각 기금 회장을 맡는다. 일단 두 단체 자금으로 시작해 추가 출연으로 규모를 키운다는 게 현재의 구상이다. 기금을 활용한 공동사업으로는 △새로운 국제질서 속 한일의 미래상과 협력 방안 연구 △친환경·디지털 전환, 저출생 고령화 등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한 사업 실시 △미래를 담당할 젊은 인재 교류 등이 꼽혔다. 그러나 기금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와 후손을 지원하는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도쿄=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도쿄=서재훈 기자

강제동원 소송에서 패소한 피고 기업이자 게이단렌 회원사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기금에 참여한다면, '성의'를 일부 보인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달 10일 “피고 기업이 미래기금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한 바 있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은 16일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른 일본 기업들의 참여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기자회견에서 “개별 기업의 참여 여부는 각자의 의사에 달렸다”고 선을 그었다. 피고 기업들의 참여를 강제할 순 없다는 의미다. 도쿠라 회장도 “두 기업을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며 “어떤 기업이 참여하든 차별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성의 있는 호응 조치'엔 미흡... '모욕적' 반발도

한국 청년 단체들 사이에선 "기금 지원 대상으로 청년 세대가 언급되는 것은 모욕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89개 대학생·청년단체가 소속된 ‘2015 한일합의 파기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의 피눈물이 담긴 돈을 준다고 하면 기뻐하며 받을 줄 알았느냐”며 “청년들은 독립운동과 강제동원 피해자를 짓밟고 만들어진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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