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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 줄인다고, 재생에너지 가로막아서야

입력
2023.03.04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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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요금 절감 효과가 큰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서울의 한 아파트. 연합뉴스

전기료 요금 절감 효과가 큰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서울의 한 아파트.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재생에너지 사용 기업에 산업용 전기요금을 50% 이상 비싸게 받고 있어, 대한상의가 개선 건의서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전달했다. 한전은 지난해 9월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기 위해 기업들이 한전 운영 전력시장 대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 전기를 조달할 수 있는 ‘PPA 요금제’를 신설했다. 탄소중립과 사회적 책임을 위해 대기업과 중견 기업들 수십 곳이 이 요금제를 선택했거나 검토 중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부족해 한전의 산업용 전력을 함께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한전이 지난해 12월 PPA 도입 기업에 대한 전용 요금제를 만들면서 산업용 전력 요금을 높게 적용해 연간 최대 1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도록 한 것이다.

재생에너지 푸대접 사례는 또 있다. 산업부는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가격에 상한제를 두는 제도를 지난 3개월 적용했고, 4월 재도입을 추진 중이다. 국제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한전 적자를 줄이려는 조치였다. 상한제가 없었다면 270원까지 오를 1㎾h당 가격은 160원 정도로 책정됐다. 결국 이 가격에 전력을 공급할 수 없게 된 태양광 업계는 “정부가 불공정한 시장을 형성했다”고 최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한전의 가격체제 조정은 누적 적자가 사상 최대인데, 가격 인상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은 이해된다. 하지만 이런 임시방편은 우리 수출 경쟁력에는 치명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연합(EU)은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려 2030년까지 비중이 4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40%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것이다. EU는 이를 바탕으로 탄소사용 수입품에 높은 탄소세를 부과하는 무역장벽도 준비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경쟁국에 앞서기 위해서는 탄소감축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 현재 발전비중이 10%에도 못 미치는 재생에너지를 위축시키는 조치들부터 서둘러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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