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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저하는 GDP도 깎아 먹는다는데... 팬데믹발 학습결손 심각

입력
2023.03.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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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키즈, 마음 재난 보고서②-3]
기초학력 회복, 공교육이 해야 할 일은

편집자주

“아이들은 모두 자란다. 한 사람만 빼고.” 소설 ‘피터팬’의 첫 문장입니다. 어쩌면 한국엔 여느 아이들처럼 제때 자라지 못한 ‘피터팬 세대’ 가 출현할지 모릅니다. 길었던 거리두기, 비대면 수업 탓에 정서·사회적 발달이 더뎌진 ‘코로나 키즈’ 말입니다. 마스크와 스마트폰에 갇혀, 아이들은 ‘제대로 클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 상실을 방치하면, 소중한 미래를 영원히 잃어버리는 잘못을 범하게 됩니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 그 회복에 필요한 어른들의 노력을 함께 짚어 봅니다.

봄방학 중이던 지난달 20일 인천 동구의 서흥초에서 한 아동과 '시니어 교사'가 기초학력 보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읽기 유창성'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봄방학 중이던 지난달 20일 인천 동구의 서흥초에서 한 아동과 '시니어 교사'가 기초학력 보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읽기 유창성'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얼! 굴! (옳지.)
대! 궐! (잘하네.)
쾌! 활! (맞아요.)

(지난달 20일 인천 서흥초 교실에서)

아이가 리을(ㄹ) 받침 단어를 하나씩 읽어 갈 때마다, 다정한 칭찬 추임새가 따라붙는다. '살펴'를 보자 순간 멈칫하는 아이. 그러자 선생님이 넌지시 힌트를 준다.

"음… 날개? 날며?"(아이)

"시옷인데, 스…스…"(교사)

"살...며? 살펴!"(아이)

"응 맞아. 살! 펴! 살펴. 우리 지금 리을 받침 배우는 거지?"(교사)

개학을 열흘쯤 앞둔 지난달 20일, 인천 동구 서흥초에서는 예비 2학년인 준우(9·가명)와 장남인(67) 선생님의 '작은 교실'이 개학보다 먼저 열렸다. 준우는 베트남 엄마를 둔 아이. 아무래도 또래보다 한국어 노출이 적다 보니, 한글을 술술 읽으려면 아직 선생님 도움이 필요하다. 준우에게 1 대 1 과외를 해 주기 위해, 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 소속 '시니어 교사'인 장 선생님이 붙었다.

이날 준우와 선생님의 수업은 읽기 유창성(fluency)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단순 글자 읽기' 단계에서 '읽기를 통한 배움(이해)'으로 넘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소리 내어 빠르고 정확하게 읽기이기 때문이다. 저학년인 이때 읽기를 잡느냐 못 잡느냐가 준우의 향후 10년 공부 실력을 좌우할 수 있다.

코로나가 부채질한 기초학력 저하

코로나 팬데믹 시기 한국은 발 빠른 비대면 원격수업 전환을 이뤄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 속도에 발맞춰 공부할 인프라와 인적 지원이 없었던 취약계층 아이들에게는 깊은 '학습·정서 결손'의 상흔을 남겼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의 텅 빈 교실 모습. 최주연 기자

코로나 팬데믹 시기 한국은 발 빠른 비대면 원격수업 전환을 이뤄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 속도에 발맞춰 공부할 인프라와 인적 지원이 없었던 취약계층 아이들에게는 깊은 '학습·정서 결손'의 상흔을 남겼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의 텅 빈 교실 모습. 최주연 기자

코로나의 파도는 우리 모두를 덮쳤지만, 부모나 어른들의 도움을 받기 어려웠던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특히 가혹했다. 아이들 기초학력 저하는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현상이지만, 학교 문이 닫히자 집에서 스스로 학습할 여건을 갖추지 못한 아이들의 학습 결손이 더 심각해진 것이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중3·고2)에서 수학 과목의 '미도달' 비율은 중3과 고2 모두 13%를 넘겼다. 2017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영어 미도달 비율은 두 배로 뛰었다(중3 3.2→7.1%, 고2 4.1→8.6%). 초등학교는 매년 학기 초 실시되는 기초학력 진단평가 결과가 외부로 공표되지 않지만, 읍면지역과 취약계층 중심으로 미도달 비율이 급증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기초학력 회복 위한 공교육의 안간힘

인천 동구 서흥초 '기초학력 전담교사'인 김유원 교사가 지난달 2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 교사는 7년째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 연구회'에서 다른 교사들과 기초학력 관련 연구·개발과 현장 실행을 해오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인천 동구 서흥초 '기초학력 전담교사'인 김유원 교사가 지난달 2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 교사는 7년째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 연구회'에서 다른 교사들과 기초학력 관련 연구·개발과 현장 실행을 해오고 있다. 최주연 기자

모든 학교가 기초학력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학교 현장에서는 코로나 기간 동안 뒤처졌던 아이들의 학업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저마다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행복배움학교(인천형 혁신학교)인 서흥초는 이번 겨울방학 때 준우처럼 개별 보완학습이 필요한 학생을 위해 4주간 프로그램 두 개를 진행했다. ①교내 교사가 참여하는 '반올림' 학습 캠프와 ②외부 강사가 아동을 일대일 지도하는 '기초학습 향상' 사업이다.

이 학교 기초학력 전담교사인 김유원(37) 교사는 "지역 여건 특성상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1~3학년 전 학급에 협력교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수업 시간에 담임을 도와 학습을 지원하는 '기초학력 협력교사'는 △주로 학습 속도를 따라가기 벅찬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돕고 △아이들의 학습동기와 자신감을 키워주면서 정서적 지원을 하기도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수업 내 맞춤형 교육 운영 지원 및 협력수업 모형 탐색'(2022) 보고서에 따르면 학습 지원 대상 학생은 물론 일반학생도 '1교실 2교사' 제도에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보고서는 참여 교사 역량을 강화할 연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4월 서울 시내 한 초교에서 담임교사와 협력교사가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수업 내 맞춤형 교육 운영 지원 및 협력수업 모형 탐색'(2022) 보고서에 따르면 학습 지원 대상 학생은 물론 일반학생도 '1교실 2교사' 제도에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보고서는 참여 교사 역량을 강화할 연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4월 서울 시내 한 초교에서 담임교사와 협력교사가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흥초는 '우리반 기초학력 구출 40일 프로젝트'에도 2020년부터 2년간 참여했고, 작년에는 자체적으로 실시했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과 기아대책에서 주관하고 교육부가 후원한 이 프로젝트는 초등생 대상으로 '읽기 유창성'과 '기초연산 곱셈구구(구구단)' 수업을 주 3회, 15분씩, 최소 40일 이상 진행하도록 한다. 작년부터 영어 프로그램도 생겼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반 전체 참여'다. 예를 들어 읽기 수업에선 일과 전 아침 시간에 반 아이들이 다 같이 녹음된 음원 지시에 맞춰 윤동주의 동시 '참새'를 읽는다. 그냥 읽는 게 아니라 ①시범 읽기 듣기→②한 문장씩 따라 읽기→③함께 읽기→④스스로 읽기→⑤내용 확인→⑥쓰기 활동의 순서를 거친다. 구구단도 단순 암기 대신에, 5개씩 네 줄로 늘어선 블록(5×4)을 하나씩 세는 영상을 보면서 곱셈 개념을 확실히 다지는 식이다.

좋은교사운동과 기아대책이 주관한 '읽기 유창성' 프로젝트를 2달간 실시한 결과, '읽기 하위권' 학생들이 더 큰 효과를 보기는 했으나 상·중·하 수준의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좋은교사운동과 기아대책이 주관한 '읽기 유창성' 프로젝트를 2달간 실시한 결과, '읽기 하위권' 학생들이 더 큰 효과를 보기는 했으나 상·중·하 수준의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약 두 달간 프로젝트를 실시한 결과 읽기 수준 상·중·하 학생 모두 효과를 봤다. 설명글을 1분간 소리 내어 읽게 할 때, 바르게 읽은 어절의 수가 전체 참여 학생 평균 54.67→65.57개로 10.90개 늘었다. 오류율은 4.8% 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읽기 하위권'이던 아이들은 늘린 어절 수가 12.58개, 줄인 오류율이 8.26% 포인트로 그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한 좋은교사운동 산하 기초학력 연구모임인 '배움찬찬이 연구회'의 김중훈 대표는 "학급 단위 프로젝트를 하면 낙인효과 없이 중하위권 학생의 학력 저하를 예방하고, 하위권 학생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다양한 기초학력 보완 사업을 시행한 결과, 서흥초는 지난해 초1 '한글 또박또박' 유창성 검사에서 미해득·보충 수준이던 학생이 20.2%(7월)에서 4.6%(12월)로 대폭 감소했다. 또 고학년(4~6학년)들의 학기 초-학기 말 학력 미도달 비율을 집계했더니 △국어 17.7%→4.3% △수학 18.7%→2.6% △영어 24.6%→6.2%로 급락하며 괄목할 성과를 이뤄냈다.

기초학력 전담교사 전문성 확보가 문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도권 전역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지역 내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던 지난 2021년 7월, 서울 성동구 소재 한 초등학교 5학년 텅 빈 교실에서 선생님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도권 전역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지역 내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던 지난 2021년 7월, 서울 성동구 소재 한 초등학교 5학년 텅 빈 교실에서 선생님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초학력 전담교사 제도가 실시 중이기는 해요. 그런데, 실상을 보면 모 교육청의 경우 신규교사가 전담교사로 와서 코로나 때 빠진 다른 교사 수업을 보결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제대로 하고 있는 곳은 몇 안 되죠.

(김중훈 '배움찬찬이' 대표가 보는 '기초학력 전담교사' 상황)

'팬데믹발 학력 저하'를 만회하려는 개별 학교와 교사들의 노력과 별도로, 교육당국과 정치권에서도 잇달아 대책을 내놓고 있다. 2021년 7월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회복 종합방안'과 같은 해 8월 제정돼 작년부터 실시된 '기초학력보장법'이 대표적인 예다. '교육회복'은 코로나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 심리·정서, 사회성, 신체건강 등 교육 결손을 종합적으로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초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교육 회복과 취약계층 맞춤형 교육지원을 위해 연간 9조 4,152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단은 옳다. 대책 구상과 예산 집행도 빨랐다. 문제는 '실행 능력'이다. 학습부진 아동을 전담해 전문적으로 가르칠 교사 인력 자체가 체계적으로 양성된 적이 없었다. 협력교사나 대학생 튜터 등 학교 밖 인력이 대량으로 긴급 배치되면서, 단기간 내 연수로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애들이 '나머지 공부' 정도로 얼마나 좋아지겠냐"는 한탄까지 나왔던 이유다.

김중훈 배움찬찬이 대표가 지난달 17일 서울시 관악구 '좋은교사운동'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전문성 있는 기초학력 전담교원 양성, 증거 기반의 과학적인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과 진단도구 개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40일 프로젝트'에 사용된 '읽기 유창성' 프로그램만 해도 최종 완성까지 4년, '곱셈구구' 프로그램은 5년이 걸렸다고 한다. 최나실 기자

김중훈 배움찬찬이 대표가 지난달 17일 서울시 관악구 '좋은교사운동'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전문성 있는 기초학력 전담교원 양성, 증거 기반의 과학적인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과 진단도구 개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40일 프로젝트'에 사용된 '읽기 유창성' 프로그램만 해도 최종 완성까지 4년, '곱셈구구' 프로그램은 5년이 걸렸다고 한다. 최나실 기자

10년 가량 기초학력 문제를 연구해 온 김중훈 대표는 한 초등 교장의 직접 지도로 기초학력이 향상된 기쁨(가명)이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기쁨이는 4학년까지 '기초학력 진단평가'에서 국어 미도달이 나온 적이 없었지만, 읽기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였다. 낱말 읽기·해독·음운 기억 능력 등 심층 분석이 가능한 '한국어 읽기 검사'(KOLRA) 진단도구를 활용한 결과, 기쁨이는 '혼합형 난독'으로 판명돼 기본 모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는 처방이 내려졌다.

배움찬찬이 연구회의 도움을 받아 해당 학교 교장이 아이와 일대일로 약 8개월 동안 40분씩 100여 회 지도한 결과, KOLRA 검사상 하위 1~2%였던 기쁨이의 읽기 수준은 60~80%대로 대폭 상승했다. 매사 자신감이 낮고 자존감도 낮던 기쁨이는 읽기 실력을 회복한 이후, 성격도 밝아졌고 학습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처럼 (베테랑) 교사도 전문성 있는 분석 도구와 교수법을 실습을 통해 익히고, 개별 아동을 가르칠 시간적 여유가 되어야 한 아이, 한 아이 잘 키워낼 수 있다"며 기초학력 성장에 드는 '품'을 강조했다.

비대면 탓 특수교육 대상자 발견 늦어져

본인 자녀만 돌보는 보호자보다, 여러 아이를 한꺼번에 살피는 학교 담임교사가 아동의 발달상 어려움을 먼저 발견할 때가 잦다. 그러나 코로나 동안 '닫힌 학교'는 지적장애나 학습장애 등으로 개별화 교육이 필요한 특수교육 대상자 아동의 조기 발견과 개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사진은 발달장애 아동과 보호자가 서울 소재 특수학교로 등교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본인 자녀만 돌보는 보호자보다, 여러 아이를 한꺼번에 살피는 학교 담임교사가 아동의 발달상 어려움을 먼저 발견할 때가 잦다. 그러나 코로나 동안 '닫힌 학교'는 지적장애나 학습장애 등으로 개별화 교육이 필요한 특수교육 대상자 아동의 조기 발견과 개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사진은 발달장애 아동과 보호자가 서울 소재 특수학교로 등교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대면 원격수업이 계속된 결과, 조기 발견과 개입이 중요한 특수교육 대상자 학생들이 장기간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류신혜 상담교사는 "초등 저학년 때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 중에는 발달상 이유로 도움반(특수학급)이 적합한 경우도 있는데, 원격수업을 하다 보니 이런 학생들의 조기 발견이 어려웠다"고 안타까워했다. 류 교사는 "적기에 수준에 맞는 개별화 교육이 지원되지 못하면, 아이에게 학교는 영영 재미없는 곳이 되고 중·고 진학 후에는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아이'가 된다"고 우려했다.

애초 한국이 특수교육 혜택을 받는 학생 수가 너무 적다는 전문가 지적도 많다. 미국·캐나다·영국 등은 난독증이나 경계선 지능(지능지수 70-85) 등 다양한 아동들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은 2019년 기준 특수교육 대상자의 약 80%가 발달장애와 지체장애로 기타 학습장애나 정서행동장애 아동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대식 경인교대 교수는 "한국은 특수교육 아니면 일반교육, 두 가지로만 양분화되어 있어 '특별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이 갈 곳이 없다"며 "기초학력보장법에서도 학습장애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학력 저하는 국익에도 큰 손실

코로나 탓에 심화된 기초학력 저하를 방치하는 것은 학생 개인과 그 가족에게도 불행한 일이지만, 국가적으로도 양극화와 경제적 손실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로 인한 학습손실을 보충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개인 생애소득의 3%, 국가 차원 국내총생산(GDP)의 1.5%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조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교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수준의 학습자들을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릴 책임은 학교에 있다"면서 "핀란드는 코로나 전부터 교사들이 쌓아온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교습법과 빠른 대면교육 전환 등으로 성공적인 대처를 했다고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시기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에 출석한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 시기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에 출석한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서울·경기·인천 등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기초학력 향상·교육과정 관련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대식 경인교대 교수는 "교육회복 대책의 일환인 담임교사의 방과 후 교과보충이나 대학생 튜터링이 아이들에게 도움은 되겠지만 '전문성 확보 문제'와 '정책 지속성 차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교사도 기초학력 전담교원이 되려면 1년가량 연구, 현장 실습, 슈퍼바이징(전문가 관리·지도)을 거치는 마당에, 외부에서 긴급 수혈된 강사·교사에게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튜터를 그냥 투입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교육이 필요하다"며 "이상적으로는 (튜터를 대상으로) 매달 1, 2회 진단과 교수법 관련 전문가 관리·지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기초학력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교사를 양성해야 하며 형식적인 업무분장식 담당자 지정이 아니라 전담교원 정원(TO)이 아예 책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닫힌 교문 밖에서 분투한 아이들... 그중 누군가에게 팬데믹은 기회였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2219120001519

▶코로나 키즈 스트레스 진단, 우리 아이 마음 상태 그림 검사로 읽어보세요

https://interactive.hankookilbo.com/v/COVIDKids/


◆'코로나 키즈, 마음 재난 보고서' 게재 순서

<1화: 마음도 몸도 무너진 아이들>

<2화: 느려진 아이들, 벌어진 미래>

<3화: 부모가 아프면, 아이도 아프다>

<4화: 잃어버린 세대 만들지 않으려면>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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