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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노동과 녹색으로 정의당 재창당... 내년 총선 땐 재선의원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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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노동과 녹색으로 정의당 재창당... 내년 총선 땐 재선의원 만들 것"

입력
2023.02.11 10: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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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당대표 취임 100일 본보 인터뷰
노란봉투법 제정으로 노동정체성 강화
'기후정의위원회' 구성, 기후변화 대처
총선 전략지역 선별, 재선 배출이 목표

지난 6일 국회 본청에 있는 정의당 당대표실에서 만난 이정미 대표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정의당과 지지자들의 심리적 거리가 멀어졌다"면서 "조만간 전국을 순회하며 민생을 보듬는 일정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고영권 기자

지난 6일 국회 본청에 있는 정의당 당대표실에서 만난 이정미 대표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정의당과 지지자들의 심리적 거리가 멀어졌다"면서 "조만간 전국을 순회하며 민생을 보듬는 일정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고영권 기자

"당대표가 되고 나서 100일 동안 사람들을 만나기만 하면 '정의당이 없어져도 되나요?' 하고 물었어요. 만약 필요한 존재라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비전을 공유하자는 취지였죠. 제 남은 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의당 색깔이 퇴색됐다'는 질타를 곱씹고, 어떻게 하면 당의 회복력을 끌어올릴지 고민하는 날들이 될 겁니다."

취임 넉 달째를 맞고 있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금 롤러코스터를 타는 심정이다. 앞서 이 대표는 2017~2019년에 이미 당대표를 지냈다. 첫 당대표 시절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은 한때 16%(2018년 8월 한국갤럽 발표 기준)까지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그랬던 지지율은 현재 5%(지난 3일 한국갤럽) 내외로 추락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두 번째 당대표직에 오른 만큼 '구원투수' 능력을 확실히 보여주는 게 그의 임무다.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6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이 대표는 "총선 전까지 정의당을 다시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당으로 만드는 일 외엔 좌고우면할 수 없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구체적인 안들은 당 재창당 과정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11일 전국위원회 개최를 기점으로 구성되는 재창당추진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당 쇄신의 키를 쥐고 있다.

이정미 대표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 재창당 논의를 자극할 수 있는 역동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은 무엇이든 대환영"이라며 "방향성을 놓고 이견이 있더라도 민주적 토론을 통해 해결 못 할 문제는 없다"고 자신했다. 고영권 기자

이정미 대표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 재창당 논의를 자극할 수 있는 역동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은 무엇이든 대환영"이라며 "방향성을 놓고 이견이 있더라도 민주적 토론을 통해 해결 못 할 문제는 없다"고 자신했다. 고영권 기자

이 대표의 재창당 구상은 크게 '노동'과 '녹색(환경)'을 핵심 키워드 삼아 당 정체성을 다잡는 것이다. 우선 노동의 경우 범노동계와 정치 세력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5월 중 '노동정치 한마당'이라는 결의대회를 추진함으로써 정의당이 대변해야 할 노동자와 활동가들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정의당 시즌2'를 열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지난해 11월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에 돌입하며 드라이브를 거는 '노란봉투법' 제정 요구도 당의 노동 정체성 강화와 밀접하다. 이 대표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차별 대우를 받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의 첫 단추는 노동조합을 보호할 '노란봉투법' 제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입법 협조도 촉구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노란봉투법'을 '합법파업 보장법'이라고 선언한 만큼 이달 안으로 반드시 환경노동위원회 안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환경 의제 분야에선 기후변화 위기 해결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당내에 '기후정의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정의당이 어떤 당보다 기후위기 어젠다에 앞장서 왔음에도 여전히 '기후위기를 제대로 다루려는 의지나 능력이 있느냐'라는 물음표가 따라다니고 있다"며 "의구심을 보내는 시민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함께 문제를 풀고 싶다"고 했다.

재창당의 핵심 의제가 노동과 환경이라고 해서 그간 정의당이 관심을 쏟았던 젠더 문제를 게을리 다룰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여성과 성소수자 이슈는 정의당이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성차별과 맞선 싸움을 멈출 수는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정의당=페미니즘당'이라는 일각의 시선도 적극 항변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 의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단식농성까지 불사했던 일은 가려진 채 페미니스트만을 과도하게 대변하고 있다는 프레임이 씌워졌다"며 "정의당은 정치권의 '젠더 갈라치기' 전략의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다만 "젠더 이슈에 대해 당이 세련되고 섬세하게 대응했었는지는 별도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미 대표는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이태원 참사가 터지자마자 민주당보다 먼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추진을 주장한 게 정의당"이라며 "사안에 따라 민주당과 같은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민주당의 잘못에 눈감을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영권 기자

이정미 대표는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이태원 참사가 터지자마자 민주당보다 먼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추진을 주장한 게 정의당"이라며 "사안에 따라 민주당과 같은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민주당의 잘못에 눈감을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영권 기자

재창당을 마친 정의당의 최종 목표는 내년 총선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정의당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재선 국회의원 배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당에서는 4선인 심상정 의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의원 5명 모두 비례대표 초선이다. 재선의원 만들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략 지역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선 최대한 많은 지역에 후보를 출마시키는 선거전략 대신 승부를 볼 수 있는 지역을 과감하게 추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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