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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베트남전 ‘민간인 희생’ 진실규명에 성의 다하길

입력
2023.02.09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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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원고 응우옌티탄씨가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관련 대한민국 상대 소송' 1심 선고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뒤 화상을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사건 피해자 응우옌티탄씨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국가가 3,000만100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뉴시스

베트남 원고 응우옌티탄씨가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관련 대한민국 상대 소송' 1심 선고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뒤 화상을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사건 피해자 응우옌티탄씨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국가가 3,000만100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뉴시스

베트남전쟁 당시 파월 국군의 현지 민간인 ‘학살’ 피해에 우리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지난 7일 법원의 1심 판결에 공론이 분분하다. 대체로 한국 정부의 배상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에 공감하고, 나아가 정부 차원의 사실 인정과 사과 등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많다. 반면, 전쟁 피해에 대한 국가 간 해결 관례나 한·베트남 외교관계 등을 감안해 판결과는 다른 차원의 차분한 정부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판결은 배상책임과 함께, 1968년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서 민간인 74명이 목숨을 잃은 ‘학살 사건’이 당시 국군에 의해 자행된 것임을 우리 법원이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도 크다. 그동안 ‘퐁니·퐁넛 학살사건’으로 알려진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는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피해자는 물론, 가해혐의자·목격자 증언, 한·미 군당국 보고서 등이 잇달아 알려지면서 군 전시 작전과정에서의 만행일 가능성이 폭넓게 추정돼왔다.

그럼에도 사건이 기본적으론 전장의 ‘부수적 피해’라는 방어적 인식 등을 기저로 면피 행태가 끊이지 않았다. 해당 마을이 친(親)베트공 지역으로 분류될 정도로 민간과 게릴라 구분이 쉽지 않았다는 주장, 국군 행위 증거 부존재 주장, 소극적 자료공개, 손해배상청구권 시효 시비 등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판결은 작전 참가자 증언 등을 인용해 국군의 (비무장) 피해자 가족 총격 사실을 인정하고, ‘명백한 불법’으로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수교 이래 ‘승전국으로서 (전쟁과 관련해) 굳이 사과(배상)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온 베트남 정부의 입장은 국가 자존심의 문제일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다만 인류 보편가치를 중시한 이번 판결 역시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 정부와 사회가 성의를 다해 사실규명과 반성, 합당한 책임 이행에 나서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방부도 재판 과정에서 공동조사의 선행을 언급한 만큼 여건 조성에 나설 필요도 있다. 그게 국격과 한·베트남 관계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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