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별세 소식에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 등굣길 동행한 장면 떠올려
"반대 학부모도 설득... 빈자리 어떻게 메울지"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8일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온라인에서도 고인을 기리는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노 교육감이 지난해 울산에 대거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자녀들이 올해 3월 첫 등교할 때 아이들의 등굣길을 살피고 손을 잡고 동행한 장면을 떠올렸다.
노 교육감은 지난 3월 울산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인 특별기여자 자녀들의 첫 등교를 직접 환영했다. 지난해 8월 아프간 정권이 탈레반으로 교체되면서 한국 정부 및 관련기관과 함께 일했던 아프간 난민을 '특별기여자' 자격으로 한국에 정착시켰는데, 이 가운데 29가구 157명이 울산 동구에 정착했고 자녀도 울산시 내 교육기관에서 학업을 이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일부 학부모가 아프간인 학생들이 편입한 것에 대해 "일방적 행정과 사전 통보를 반대한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노 교육감이 여러 차례 설명회를 열고 학부모의 우려를 해소하면서 이들도 환영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당시 노 교육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등교에 동행한 소감을 밝히면서 등교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지역 주민들이 많았고, 학교 생활을 도와줄 '문화도우미' 희망자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여자 자녀들이 안정적으로 공교육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학부모와 교직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 교육감의 당시 사진을 공유하면서 "고국을 탈출해 한국에 온 아프간 자녀들에 대한 차별 없는 교육지원을 위해, 반대하던 일부 학부모들을 설득한 일은 선생님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었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프간 초등학생의 손을 꼭 잡고 등교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SNS를 통해 "학부모들을 끝내 설득해 아프간 학생들에게 학교 문을 열었고, 전국 최초로 ‘포괄적 성교육’ 도입을 선언했다. 반대하는 분들이 오시면 마다하지 않고 만나서 설득하고 또 설득하셨다고 들었다"면서 "노 교육감님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썼다.
노 교육감은 평소에도 SNS로 자신의 일정을 알리고 교육철학과 소신 등을 소개하며 활발히 소통해 왔다. 사망 당일인 8일 오전 8시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업로드했다. 노 교육감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이 포스트와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엔 네티즌들이 모여들이 잇달아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9일부터 11일까지 울산 롯데호텔 앞에서 노 교육감을 기리는 시민 분향소를 운영하고, 11일에는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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