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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17년? 2014년?… 핵실험 향한 北 도발 패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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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17년? 2014년?… 핵실험 향한 北 도발 패턴은

입력
2022.10.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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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사일 연쇄 발사 후 핵실험 폭주
2014년 국지도발로 압박하다 2년 뒤 버튼
올해 北 도발 양상 과거 두 사례 모두 닮아
핵무력 자신...효과 극대화 정치 환경 관건

2018년 5월 25일 폭파 전 북한 풍계리 4번 갱도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5월 25일 폭파 전 북한 풍계리 4번 갱도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당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탄도미사일 발사와 포사격이 난무하면서 이 같은 관측이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관건은 북한이 언제 핵버튼을 누를지에 달렸다. 과거 핵실험을 앞둔 북한의 도발 양상은 크게 두 가지 패턴으로 나뉜다. 2017년에는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다 곧장 6차 핵실험에 나선 반면, 2014년에는 온갖 국지도발로 긴장감을 높였지만 정작 2년이 지난 2016년에야 4·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이 핵실험으로 직진한 2017년의 상황이 반복될지, 아니면 다양한 도발로 뜸을 들이다 뒤늦게 뒤통수를 친 2014년의 전례를 따를지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핵무력 완성' 향한 폭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완성단계에 있다고 공언했다. 이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ICBM 화성-14형 시험발사에 나섰고, 8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넘겨 쐈다. 북한은 5년이 지난 이달 4일에도 괌을 타격할 수 있는 IRBM을 일본 열도 너머로 발사했다.

바로 그 다음 달인 9월 북한은 6차 핵실험에 나섰다. 그리고는 11월 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2017년 한 해 동안 거침없이 핵실험을 향해 폭주한 셈이다. 올해 40여 차례 탄도미사일을 쏘며 한미 양국에 으름장을 놓은 모습과 유사하다.

특히 북한은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할 때면 핵실험으로 무력시위를 벌이곤 했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과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이 박근혜·문재인 정부 출범과 같은 해에 이뤄졌다. 올해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7차 핵실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2014년 국지도발로 위기 고조...시차 두고 핵실험 일격

북한은 이달 들어 동서해로 수백 발의 방사포를 쏘아대며 9·19 남북군사합의를 무시한 데 이어 24일에는 상선을 앞세워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를 시도했다.

2014년에도 그랬다. 당시 3월 7회, 7월 6회 방사포와 미사일 도발로 한미 대비태세를 흔들었다. 특히 3월 31일 500발의 포를 쏴 일부가 서해 NLL 남쪽에 떨어지는가 하면, 5월 22일에는 정상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해군 고속정에서 불과 150m 떨어진 해역에 포탄을 발사하며 위협했다.

당시 2014년 초부터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가림막을 비롯한 온갖 특이동향이 포착돼 당장이라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북한은 해를 넘겼다. 그러면서 국지도발 수위를 높였다. 2015년 북한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쪽으로 고사포 사격을 했고,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이 극에 달했다.

이런 와중에도 북한은 핵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자연히 한미 양국 감시망이 느슨해진 사이 북한은 2016년 1월에서야 4차 핵실험에 나섰다. 같은 해 9월에는 5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며 전례 없는 '한 해 두 차례' 핵도발로 국제사회를 경악시켰다.

'핵 지렛대' 새로운 도발 양상… 정치적 환경이 관건

이처럼 올해 북한의 도발 행태는 2017년과 2014년을 모두 닮았다. ICBM을 비롯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달아 쏘고 심지어 '핵 선제사용'을 법에 규정하며 위협수위를 높이는 점에서 핵실험을 향해 질주하던 2017년을 연상케 한다. 반면 연초부터 한미 양국이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하며 주시하는 가운데, 북한이 해상 포사격과 NLL 무력화 시도에 나선 점은 2014년 상황과 비슷하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 이전이 될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다만 그 기간에 실제 북한이 행동을 한다면 우리 정보당국의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셈이어서 체면을 구기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전문가의 관측은 엇갈린다. 6차례 핵실험을 통해 기술적으로 상당한 완성에 도달한 만큼 이제 한미 양국을 압박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정치적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북한은 도발을 계속하겠지만 핵실험은 오히려 카드를 소진하는 것이기에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소식통도 "연초부터 북한 풍계리 상황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상황이라 북한이 핵실험 시점을 미 중간선거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 당국이 그간 밝혀왔듯 연내 핵실험에 여전히 무게가 실린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내부적으로 국면 전환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주류 의견이 된 점도 북한이 곧장 핵실험에 나설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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