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중국 공산당 권력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이 공동의 이익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고 리 위원장도 "수교 30년 동안 양국이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중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열어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 주석의 방한을 초청했다. 이날 접견이 만남 이상의 대화를 나눈 것은 성과를 떠나 한중 소통 복원인 점에서 긍정적이다.
리 위원장의 방한은 국회의장 초청에 따른 입법부 차원의 교류이긴 하나 한중 사이 현안이 돌출하는 상황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중국이 대규모 친선 방문단을 이끌고 가겠다며 공을 들인 것도 평가할 만하다. 방한 직전에는 역사왜곡 논란을 부른 국가박물관의 고구려·발해 제외 한국사 연표를 철거하는 성의를 보였다.
우리 당국 역시 공항에서부터 영접하는 등 각별한 의전으로 리 위원장을 예우했다. 윤 대통령의 접견도 지난 8월 미국 의전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한 때 만나지 않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양국의 우호적 분위기가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현안에 대한 상호 이해가 요청된다. 리 위원장은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회담에서는 사드 문제와 반도체 동맹 등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 조치들에 대해 예의 중국의 날 선 입장을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은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한 현실에서 윤 정부와 관계 개선에 나설 필요성이 더 크다.
이를 위해 2017년 사드 갈등처럼 우회적 경제보복으로 양국 관계를 다시 훼손시켜선 안 된다. 물론 한국은 칩4,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에 대한 중국의 충분한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한반도 평화의 핵심 이해상관자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방한이 리 위원장의 말대로 복합적으로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한중 양국의 의사소통이 강화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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