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부, 美 대학생 아들 대리시험 의혹
검찰 "아들 A학점 받기도... 대학 업무 방해"
조국 부부 "학교폭력 피해 아들 위해 도운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가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이던 아들을 돕기 위해 대리 시험을 치러준 정황이 공개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대학 측의 성적 산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 마성영 김정곤 장용범)는 2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 부부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아들 조원씨 관련 입시비리와 대리 시험 의혹을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선 조 전 장관 부부가 2016년 10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다니던 조원씨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정황이 자세하게 공개됐다.
검찰에 따르면, 대리 시험은 ①조원씨가 시험 문제를 이메일로 보내거나, 따로 촬영해 단체 카카오톡방으로 보내면 ②조 전 장관 부부가 각각 문제를 풀어 답을 알려주고 ③조원씨가 그 답을 입력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와 조원씨 사이에 9번 문제에 대한 답이 3인지, 4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조원씨는 이 시험에서 90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리 시험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조 전 장관 부부는 같은 해 12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조원씨의 온라인 시험을 풀어줬다. 조 전 장관이 "나는 아래에서 위로, 너(조원씨)는 위에서 아래로, 당신(정 전 교수)은 마음대로"라며 문제 풀이 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문제를 빨리 보내지 않는 조원씨를 재촉하기도 했다.
검찰은 "시간이 촉박해서인지 이 시험에선 60점이 나왔다"며 "조 전 장관 부부와 조원씨는 시험이 끝나고 정답을 복기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조원씨는 해당 과목에서 A학점을 받았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시험을 대신 치르면서 조지워싱턴대의 성적 산출 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참여한 시험은 총점에서 4점을 차지하고, 이는 학점이 바뀔 수 있는 수준"이라며 "해당 과목의 교수는 '온라인 시험에서 타인 도움 받을 수 있다'고 허가한 적이 없어, 업무방해죄 위반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지난해 법정에서 대리 시험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정경심 전 교수는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던 아들의 동선과 일정을 꼼꼼하게 점검했다"며 "조원씨가 학교폭력 피해 후유증으로 함께 스터디할 사람이 없어 정 전 교수가 대신해 (시험을) 도와줬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