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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갈등 확전은 피하자"... 이재명, 언제쯤 잠행 끝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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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갈등 확전은 피하자"... 이재명, 언제쯤 잠행 끝내나

입력
2022.06.15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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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8일 이후 비공개 활동만
당내 견제 확산 속 지역 행보 주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도된 잠행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는 8월 전당대회에 앞서 자신을 향한 견제에 맞대응해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여론 추이를 주시하면서 조용히 출마를 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잠행 중에도... 후원금 한도 2시간 반 만에 채워

이 의원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 첫 출근했다. 이튿날인 8일 사무실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과 만난 이후로 공개 행보를 삼가고 있다. 대신 틈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만 하고 있다.

그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 후원계좌를 공개한 지 2시간 30분 만에 후원금 한도 1억5,000만 원을 채웠다는 사실을 알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후원하신 그 마음을 보며 다시 한번 단단히 각오를 다진다"고 밝혔다.

한 측근 인사는 이 의원의 근황에 대해 "요즘 지역구를 돌며 선거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여의도에 들러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도 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이 지난 12일 부인 김혜경씨와 지역구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사진이 공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에 이은 6·1 지방선거 참패를 계기로 분출하고 있는 '이재명 책임론'을 둘러싼 계파 갈등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확전시키지 않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로 읽힌다.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개최한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패널로 참석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이재명 고문은 당과 본인을 위해서라도 전대 불출마가 바람직하다”며 “출마 강행 시 ‘차라리 지선이 더 나았어’ 수준으로 총선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영권 기자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개최한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패널로 참석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이재명 고문은 당과 본인을 위해서라도 전대 불출마가 바람직하다”며 “출마 강행 시 ‘차라리 지선이 더 나았어’ 수준으로 총선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영권 기자


'출마 반대' 연판장 움직임에 친명계 '부글부글'

이 의원은 백가쟁명식 전당대회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이재명 주저앉히기' 차원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다. 일례로 당내에서는 이 의원 외에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 친문재인계 의원들도 다 함께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3자 동반 불출마론'이나 70·80년대생 의원들이 당의 간판으로 나서야 한다는 '젊은 세대 역할론'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이 계속 침묵하면서 일부 친문계 의원들은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인사는 2선 후퇴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의원들에게 돌릴 예정이다. '이재명 견제' 분위기를 키워 전당대회 출마 포기를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연판장 준비에 동참하고 있는 한 의원은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는다면 비이재명(비명)계인 홍영표·전해철·설훈 의원 등도 불출마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 의원은 당과 대권 재도전을 위해서도 불출마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민주정당에서는 의지가 있으면 누구나 출마해서 당원과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되는데, 인위적으로 누군가를 주저앉히려는 것은 퇴행"이라며 "이 의원의 출마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당을 구할 사람이 그밖에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는 23일부터 1박 2일간 진행되는 의원 워크숍에서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은 워크숍 참석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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